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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사 보타각(앞)과 보타전(뒤). 지난 2월 23일 찍었다. 5일 화재로 보타각은 불탔으나 보타전은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 오마이뉴스 정근영
낙산사는 강원도 양양군 오봉산에 있는 절로 통일신라 문무왕 11년(671년) 의상대사가 세웠다고 시중에 전해진다. 의상시대의 정확한 창건 시점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기도 하지만, 그가 당나라 유학을 중단하고 귀국한 670년 직후 무렵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강화 보문사와 남해 보리암과 함께 3대 관음 기도도량으로 꼽힌다. 또 간성 청간정, 강릉 경포대, 고성 삼일포,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 통천 총석정, 평해 월송정(또는 흡곡 시중대) 등과 더불어 관동팔경에 속하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연평균 6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당나라에서 귀국한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만나보기 위해 낙산사 동쪽 벼랑에서 27일간 기도를 올리다 절을 짓게 됐다는 창건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기도 중 뜻을 이루지 못한 의상이 투신하려 하자 관음보살이 바닷가 굴속에서 나타나 여의주와 수정염주를 건네주며 “내 전신은 볼 수 없으나 산 위로 수백 걸음 올라가면 두 그루의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 2004년 1월 당시 낙산사 홍예문 모습. 홍예문 위 전각은 이번 화재로 소실됐다.
ⓒ 오마이뉴스 김정봉

그곳이 바로 지금의 원통보전(圓通寶殿·중심법당) 자리이다. 의상은 관음보살이 가르쳐 준 곳에 법당을 지은 뒤 낙산사라 이름 붙였다. 낙산은 관음보살이 항상 머무른다고 알려진 곳이다. 원통보전 내부에는 관음상이 보관되어 있다.

이 관음상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량을 복구하고 이곳으로부터 약 8km 떨어진 설악산 관모봉 영혈사에서 옮겨왔다는 관음보살상이다. 제작 시기는 12세기 초로 추측되는데, 고려시대 문화의 극성기 양식을 나타낸 매우 아름다운 관음상이다.

▲ 낙산사 별꽃무늬 담장. 2004년 1월 찍은 모습이다.
ⓒ 오마이뉴스 김정봉

낙산사 1330여년간 수차례 불타... 보물과 유형문화재 수두룩

낙산사는 1300여년간 불과 전쟁 등으로 여러 차례 탔다가 재건되는 수난을 되풀이했다. 통일신라 원성왕 2년(786년)에 화재로 사찰 대부분이 소실됐으나 헌안왕 2년(858년) 범일대사가 중건했다. 그러나 고려 고종 41년(1254년) 몽골 침입으로 사찰의 일부가 훼손됐다.

이후 조선 세조 13년(1467년)에 중건했고 성종 2년(1471년)에 중수했으며 인조 9년(1631년) 등 몇 차례 중건을 거듭하며 늘려 지었다. 그러나 정조 원년(1777년) 화재로 소실돼 정조 21년(1797년), 철종 5년(1854년) 등 여러 번 중건을 거듭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또다시 소실되고 말았으며, 지금의 건물은 1953년에 다시 창건한 것이다.

낙산사는 1993년에 보타전 신축이 마무리되면서 현재의 가람 구조가 갖춰졌다. 관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과 종각, 해수관음보살입상, 관음전, 공중사리탑, 요사채(고향실, 무설전, 심검당), 종무소(무이당), 보타전, 의상조사비, 조계문, 사천왕문, 홍예문, 일주문, 부부도전, 의상대, 홍련암 등 20여채로 구성됐다.

특히 조선 세조 13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칠층석탑(보물 제499호), 예종 원년(1469년)에 주조한 동종(보물 제479호), 조선 초기 작품으로 보이는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1362호) 등의 보물급 유물이 사찰 내에 있다. 의상이 앉아서 참선한 자리에 세운 의상대, 사찰 입구에 있는 홍예문과 원통보전 둘레에 있는 담장 등은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 2004년 1월 낙산사 홍련암. 5일 화재에서 온전히 남은 몇 안되는 건물 중 하나이다.
ⓒ 오마이뉴스 김정봉

▲ 낙산사 해수관음상. 2005년 2월 23일 당시 모습.
ⓒ 오마이뉴스 정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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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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