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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용돈을 모아 산 케이크를 내어놓습니다. 그러나 아침은 밥을 먹어야하므로 점심 때 자르기로 하고, 잠시 밀어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아내를 생일상으로 모셔오는데, 감격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어제부터 체하여 속이 안 좋다고 하면서도 밥 한 공기를 비웁니다. 그런데 아들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선물이라며 봉투를 건넵니다.
겉봉에는 ‘욱이의 특별선물’이라고 적혀 있고, 안에는 아홉 장의 자유이용권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에게 받아서 그 내용은 읽어보니 '한자공부를 하게 하는 한자 이용권' 3장(3급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정말 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게임-스톱권' 2장, '안마권' 2장(친절하게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안마라고 자랑을 해 놓았습니다), '해피권' 1장(자기의 장기를 보여 준다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딸아이가 친구들과 창원 시내로 구경을 간다고 해서, 시내까지 태워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창원 ‘늘푸른 전당’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시고는 주위를 한 바퀴 걷습니다. 그런데 잔디밭에 토끼풀이 파릇파릇 돋아 있습니다.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잎클로버’를 찾아봅니다. 다섯 잎이 붙은 클로버를 찾아서 보여주니, 아내는 신기해 합니다. 나는 어렸을 적에 ‘여섯 잎 클로버’도 많이 찾았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아내는 올해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징조라며 참 좋아합니다. 그러나 15년 전, 당신이 이 못난 시골 청년에게 왔던 그 순간, 이미 나는 생애 최고의 ‘행운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알록달록한 가정을 꾸려서 살아가고 있음은, 그 행운이 유지되고 있는 징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