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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차 타기는 ‘중국 여행의 백미’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기차표만 스스로 구할 능력이 있으면 중국여행은 무서운 것이 없다’라는 분도….

저도 처음 여행 때는 ‘기차’를 많이 이용했습니다만, 요 근래 2~3년 동안은 별로 타본 적이 없군요. 코스를 짧게 짧게 만들어서 ‘버스’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초보일수록 여행코스를 길게 잡는 경우가 많으신데, 돈낭비, 시간낭비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여행코스'는 나중에 따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기차표 파는 곳입니다.
ⓒ 최광식
무엇부터 설명해드릴까요?

'예매'는 5일 전부터 가능합니다. 큰 역들은 전부 전산화가 돼서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전산화되지 않은 작은 역에서는 당일표만 파는 경우도 있기도 합니다. 뭐! 3일 전부터 예매하는 곳도…. 중국은 정말 일반화시키기가 어렵군요.

▲ 전광판보이시죠. 춘운기간이라 표가 매진됐습니다.
ⓒ 최광식
기차 종류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세분하면 무척 복잡해지니 간단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차는 간단히 '푸커[普客]', '푸콰이[普快]', '터콰이[特快]'로 나누어집니다. 냉난방이 있는지, 경유역이 많은지 적은지, 속도가 빠른지 적은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각 열차들은 ‘우쭤’, ‘잉쭤’, ‘란쭤’, ‘잉워’, ‘란워’, ‘식당칸’으로 구성됩니다만 일부 짧은 노선은 ‘좌석’으로만 구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쭤(無座-무석, 우리나라 '입석'에 해당합니다)

▲ 이번 여행에서 '우쭤'를 타는 바람에 여기에 쪼그리고 앉아서 6시간동안 비몽사몽 보냈습니다. ^^;
ⓒ 최광식
- 짧은 거리이거나, 돈이 아주 없는 경우이거나, 색다른 경험을 쌓고 싶거나, 중국인민들과 피부로 호흡하고 싶은 분들이거나, 체력과 건강이 왕성하신 분 아니시라면 건강을 위해 삼가시길… (보통열차의 경우는) 특히, 기관지계통 안 좋으신 분들은 사양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추석, 설 귀성인원수 정도로 들어찬 곳에서 수많은 중국인민들이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 웬만한 경우 아니라면 차표 구하기 제일 쉬움.

- 이런 여행을 하시면 여행경비 중 ‘차비(교통비)’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만, 정말 체력 좋은 나이가 아니라면 다음 여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합니다.

- '시발역'에서 중국인민들이 단거리 선수 마냥 무지막지 뛰는 이유는 바로 '우쭤' 칸에 가 먼저 앉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열 몇 시간 또는 며칠간 서서 가고 싶지 않으시면 정말 중국인민들과 같이, 아니 더 빨리 뛰셔야 합니다.

▲잉쭤(硬座-경좌, 딱딱한 의자, 우리나라 좌석에 해당합니다)

- 기차 시간이 24시간 미만이거나, 예산이 빡빡한 경우 또는 체력과 건강에 자신 있으신 분, 최근에 제대하신 분이라면 타 볼만합니다. 몸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연세이시거나, 최근 6개월 이내에 허리띠 하나 정도 늘리신 분들은 사양하시길….

가끔 자리를 차지하고 버티는 중국인민들에게 양보심을 발휘하신다면 여러분의 몸과 마음만 피폐해진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참! 노인분들이 버티고 있는 경우, 어르신들께 자리를 양보하셔서 동방예의지국 백성임을 자랑하셔도 되지만 경로사상 발휘는 제일 긴 기차시간이 네, 다섯 시간 정도인 자그마한 나라에나 어울리는 덕목이라고 박인식님이 여행기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역시 기관지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 시발역이 아닌 경우 당일 표 구하기는 힘듭니다.

▲란쭤(軟座-연좌, 부드러운 의자)

- 흠, 우리나라 무궁화나 새마을호 수준입니다.

- 어느 수준 이상(지적이던, 경제력이던, 아님 둘 다이건)의 중국인민들과 격조 높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만, 장거리일 경우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관지에는 도움이 될 지도….

- 생각보다는 당일 표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잉워(硬臥-경와, 딱딱한 침대, 6인 1실 개방형)

- 장거리, 최하 6시간 이상이시거나 이동시간을 이용해서 잠자리비용을 절약하고 싶은 분들은 꼭 이걸 타시길. 시간이 24시간 이상이라면 반드시 권해드리고 싶군요.

- 침대칸에서 담배피우는 사람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 하지만 흡연실(보통 객차와 객차 연결 부위)의 담배연기가 침대칸으로 다 들어옵니다. 기관지!!

- 운이 좋은 경우, 몸매 쭉쭉 빵빵한 아줌마나 탄탄한 총각의 속옷(내의)을 백주대낮에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뭐 할머니, 할아버지의 내의도 보실 수 있습니다. 하하하 너무 빤히 보시면 변태로 몰릴 지도… 주의하세요. 실례입니다.

- 그리고 운이 좋거나, 여러분이 조금 적극적이라면, 다음 여행지 최고의 무료 안내원을 사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 겨울에는 무척 춥습니다. 얇은 담요 한 장이 전부입니다. 앗! 저처럼 머리 큰 사람이 베고 자면 뒤통수가 바닥을 느낄 정도로 얇은 베개도 있습니다.

- 흠,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당일 표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비성수기라도.

- 침대 위치는 상, 중, 하로 나누어지는데 하(下)가 제일 비쌉니다. 제일 편하기도 하기에…. 단 취침시간 전이라면 중, 상을 이용하는 승객과 같이 앉아 가는 것이 일종의 예절입니다. 누워 계셔도 상관없지만 위 칸 승객들이 정말 불편해집니다.

▲란워(軟臥-연와, 부드러운 침대, 4인 1실 밀폐형)

- 흠, 아주 장거리인 경우 비행기를 타는 편이 시간절약, 비용절약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 중 호남성 장사에서 북경 가는 Z열차 란워는 장사→북경 비행기 값하고 비슷하더군요.

- 이 정도 탈 정도라면 중국 내에서도 갑부거나 갑부 자식들이거나 고위직 공무원인 경우도 있으니, 여러분과 대화가 된다면 중국여행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흠, 하지만 그런 부류들은 사귀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 표 못 구하면 비정상이다. 하지만 '성수기' 때라면 역시 없는 경우가.

▲식당칸

- 굳이 식당칸 가서 드시면 동승한 중국인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도…. 먹을거리 준비를 안하셨다면 열차도시락(보통 10위안)을 사서 드시면 됩니다. 식당칸에서 드시면 그냥 도시락 사먹는 가격의 2배 정도 지불할 뿐 별 의미가 없는 수가 있습니다.

홍익요원(?)이 두서 차례밖에 안 도니 처음에는 중국인민들 도시락 사서 드시는 걸 보시고 도시락 내용을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 여행기에서는 ‘무좀 걸린 닭발’이 나왔다는 과장 섞인 우스개도 있었습니다.

- 우쭤를 타셨다면 저녁식사시간 이후 식당칸 좌석을 ‘좌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추가요금을 내셔야 하고요. 이 건 승무원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앗! 중국어가 안 되시면 그냥 ‘식당칸’ 가서 사람들이 돈 내고 앉는걸 보고 같이 따라 하시면 됩니다.

흠, 그리고 또 뭐가 있나요? ‘여행 팁’이랄까, 몇 개 알려드리겠습니다.

▲ ‘춘운(春運)’ 기간, 특히 춘절(春節, 우리나라 설날) 전후 15일 이내에 여행하시면 열차표구하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 기간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일정을 조정하시거나 아니면 가급적 이동을 줄이시고 푸욱 눌러계시는 것이 여러 가지 편합니다.

‘춘운기간’은 공식적으로 15~20% 정도 가격도 올라갑니다. 올해(2005년) '춘운' 기간은 1월 15일부터 3월 5일까지였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특히 이 기간에는 장거리버스나 시외버스들도 가격을 올립니다.

▲ '춘운기간' 열차요금 안내입니다.
ⓒ 최광식
▲ 열차 내 좀도둑(소매치기)이 있습니다. 열차공안(우리나라 철도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하기는 하지만 ‘우쭤’나 ‘잉쭤’ 칸에 타시는 분들은 특히 주의하시길…. 허리에 차는 휴대용 지갑 같은 건 좋은 먹이감입니다. 란쭤 이상은 대체로 안전(?)한 편입니다.

열차 내 소매치기는 중국 TV를 보니 정말 자주 나오더군요. 저도 열차표 살 때 한번 겪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당한 것이 아니고 제 앞의 중국 신사분 허리에 찬 핸드폰이 목표였지요. 제가 손으로 주의를 주는 바람에 실패했지요.

▲ 중국인민들이 양손에 들고 타는 건 백이면 백 전부 먹을거리입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수준으로 사들고 타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인민들의 가공한 먹성을 배고픔과 더불어 쳐다볼 수밖에 없는데 정말 민망합니다.

물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홍익요원(중국열차식품판매담당)’이 돌아다니니 사서 드셔도 되고, 뭐! 물론 좀 비싸긴 합니다, 정차 역에서 이것저것 파니 사 드셔도 됩니다만 좀 번거롭지요. 미리 타기 전에 왕창 사들고 타시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합니다. 뜨거운 물은 열차 내 열수장치가 있으니 컵라면 드시거나, 차, 커피를 마실 때 이용하시면 됩니다.

▲ 이렇게 스프만 준비해가셔셔 중국컵라면에 넣어 드시면 부피도 줄고 입이 즐거워집니다. ^^
ⓒ 최광식
▲ 좌석표나 침대표를 구하지 못하셨으면 기차에 오르시자마자 '식당칸' 쪽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열차마다 다르긴 하지만, '식당칸'이나 '식당칸'에서 가장 가까운 '좌석칸'에서 공식적으로 표를 바꿔주는 곳이 있습니다. 승무원을 찾아 물어보시거나 중국어가 안 되시면 '회화책'을 필요한 부분을 보여주시거나-없는 회화책이 많더군요- 적어서 보여주시면 됩니다.

"我是韓國人 我要換票(座) 硬座→硬臥"(저는 한국인입니다. 잉쭤표를 잉와로 바꾸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중국인민들에게 '한국(인)' 인상은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승무원이 없으면 옆에 앉았거나 서있는 중국인민에게 보여주시면 알아서 알려줄 겁니다. 물론 비용은 추가됩니다. 아! 때로는 비싼 '란워'를 권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경우는 '沒有 錢!(돈 없어!)'라고 하시면 됩니다. 식당칸을 좌석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도 비용 추가.

▲ '암표'를 이용하셔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요 구간에서는 표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암표상'들의 농간 또는 '여행사'들이 대량구매를 하기 때문에…. 이 경우는 보통 30~50위안의 수수료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CITS(중국국제여행사)'나 호텔(숙소)에 부탁하면 수수료(보통 50위안 전후)를 내시면 구해줍니다.

'암표'는 '전산화'의 여파로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입니다. 아는 분은 '암표'살 상황이면 차라리 비싼 '란워'를 타신다고 하시더군요. 뭐! 이런 건 여러분들의 경제사정과 열차시간 등을 고려하셔서 판단하시면 됩니다.

▲해당 여행지에 도착하시면 제일 먼저 하실 일은 다음 여행지로 갈 차표(기차, 버스)를 구하시는 겁니다. 기차로 이동을 많이 하실 거라면 더욱 '예매'는 필수입니다.

▲ 계림 출발 장가계 행 기차안내표입니다. 잉쭤부터 란워까지 가격을 한번 보세요.
ⓒ 최광식
▲표를 물릴 경우는 '20%'를 떼고 줍니다. 그래서 퇴표하는 대신 표를 팔려는 사람이 표파는 곳에 많이 있으니 운이 좋으시면 바로 구할 수도 있습니다.

휴우~ 이 정도면 중국 열차 A부터 Z까지는 아니더라도 얼추 설명해드린 것 같군요. 서서 가시든, 앉아 가시든, 누워 가시든 여러분이 정말 열린 마음으로 '중국인민'과 대화하시려 한다면 중국의 그 긴 열차시간이 매우 짧아질 겁니다.

중국속담에도 '집 떠나면 친구에 의지한다'라는 말도 있듯이 여러분들 중국친구 많이 만드세요. 여행이 편해질뿐더러 아주 즐거워집니다. 푸하하.

산동 평도에서
배나온 기마민족
자티 올림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
(http://bbs.hani.co.kr/Board/tong_tour/list.asp?Stable=tong_tour)과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
(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 글은 중국어를 잘 하시거나 중국에 생활하시는 분들 대상이 아니라 중국을 (배낭) 여행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필자주: 2005. 2월 기준 중국원 1원 = 한국원 130원 팔 때 기준). 

다음은 '중국여행 짐꾸리기'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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