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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 권우성
<동아일보> 기자들이 비상총회와 기수별 대표자회의를 잇따라 열고 내부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기자들의 줄사표와 지면경쟁력 저하 등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사내에 폭넓게 형성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차장급 아래 평기자들은 지난 11일 저녁 7시 기자총회를 열어 이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위기타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4시간 넘게 진행된 총회에서 기자들은 회사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은 무엇보다 신문 경쟁력 저하와 동아일보 비전 부재 문제를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로 제기했다. 이에 따라 편집국장 등 주요 간부들에 대한 교체 요구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기자들은 최근 편집국장 등 간부들과의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어 동아일보 기자들은 12일 저녁에도 기수별 대표자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0여명의 기수별 대표자들은 전날 기자총회 내용을 중심으로 '회사발전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발전 결의문은 13일 내로 발표될 예정이다.

또 편집국장 재신임 투표를 14일부터 들어가기로 잠정 결정한 상태. 기수별 대표자들은 이와 관련, 13일 저녁 김재호 전무이사와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결과에 따라 편집국장 재신임투표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최근 2∼3년간 회사를 떠난 기자만 30여명에 이른다"면서 "기자들의 사기저하와 분위기 침체, 비전 부재 등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신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데 회사가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기자들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중견기자는 "회사측도 기자들이 뭔가 하려는 모습에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회사가 적극 나설 때임을 강조했다. 그는 "편집국장 재신임투표 등을 거치기 전에 회사가 결단을 내리는 모습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회사측은 기자들의 회사발전 결의문이 나오면 그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요구는 언제든 적극 수용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규민 편집국장과 김재호 전무는 13일 오전 각 편집국 회의와 사내 회의에 참석 중이라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노조 역시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논의는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기자들이 주장하는 개혁방향은 공감하지만 결의문이 나와야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규민 편집국장은 2003년 7월 18일 편집국 기자들 신임투표에서 61.7%의 찬성표를 얻어 편집국장에 선임됐으며 지난 2월말 인사에서 유임됐다. 동아일보 내부에서는 2월 간부급 인사와 관련, 김재호 전무 친정체제 구축용이라는 해석과 함께 편집국 요직에 대한 특정고 출신 편중 문제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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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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