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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는 10분 요금이 200원 입니다. 오른쪽은 제가 낸 영수증입니다.
안내판에는 10분 요금이 200원 입니다. 오른쪽은 제가 낸 영수증입니다. ⓒ 구동관

지난 수요일(4월 13일) 오후 6시 40분쯤 충남 예산의 한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며 상식이 통하지 않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주차장 옆 한 가게를 이용하기 위해 일행들이 내린 지 5분 후쯤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주차관리인이 다가왔다. 언제까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5분 정도 더 있다가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분이면 모든 볼 일이 끝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차관리인은 주차요금으로 500원을 요구했다. 나는 그 금액을 주차 관리인에게 지불했으며 영수증을 요구했다. 주차관리인은 사무실로 사용하는 듯한 콘테이너 박스에 가서 주차 영수증을 갖다 주었다. 그 사이 일행들이 나와 곧 출발했다.

그런데 주차장을 벗어나다 주차 요금 안내판을 보게 되었다. 거기 있는 주차요금은 10분에 200원, 20분에 300원이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주차관리인을 찾았다. 그리고 요금 적용이 잘못된 것 같다며 300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차관리인의 입에서 뜻밖의 대답이 들렸다. 그 요금 안내판이 틀렸기에 300원은 되돌려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차 요금 안내판에 그 업무를 담당하는 예산 군청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난 그곳으로 전화해서 상황을 확인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관리인의 입에서 갑자기 심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너는 법을 얼마나 잘 지키냐, 그곳에 전화를 걸면 별 수 있는 줄 아냐 등등.

공무원의 퇴근시간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혹시 그 요금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전화를 걸었다. 예산 군청에서는 담당하시는 분이 부재중이라며 내용을 확인해서 다음 날 알려주기로 약속을 했다.

다음 날 10시 30분을 넘겨서도 전화가 없었다. 군청에 다시 전화를 했다. 주차장은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데 위탁을 맡은 곳에서 전화를 줄 것이라며 조금 더 기다리라고 했다. 10분이 지나지 않아 위탁관리를 맡은 모 협회 회장이 전화를 주었다.

주차요금은 안내판에 쓰인 것이 맞다며 300원을 더 받은 어제의 일에 대해 정중히 사과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더 받은 돈은 언제든지 돌려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탁하는 일이 관리인 임금도 나오지 않는다는 등 위탁 관리 주차장의 어려움도 함께 이야기했다. 그리고 일이 모두 끝난 듯했다. 그렇다면 이 기사를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과 전화를 받고 하루가 지난 오늘(4월 15일) 그 주차장을 다시 지나갈 일이 생겼다. 잠시 차를 세우고 주차 요금을 더 받은 관리인에게 300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답변은 더 절망적이다. 오늘 역시, 돈은 돌려 줄 수 없으니 알아서 하란다. 공영주차장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예산 군청으로 다시 전화를 했다.

업무 담당을 하는 사람은 교육 중이었다. 다만 내 전화를 그동안 세 번이나 받았던 예산군 직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300원을 자기라도 입금시켜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대신 돌려주는 300원이 아니다. 단지 그 300원이 아까웠다면 전화를 해서 요금을 확인하고, 상황을 설명해서 시정을 요구하고 그런 행동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300원 이상의 전화요금이 들어 갔을테니까.

내가 요구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일이다. 10분에 200원의 요금이 맞는 가격이면 그 가격만을 받는 상식, 실수로도 돈을 더 받았다면 돌려주는 상식, 그런 상식을 원하는 것이다. 상식이 통하고, 그 상식으로 300원을 돌려받는 일이 지금으로서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 300원을 포기할 수 없다. 꼭 되돌려 받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예산군청과 주차장 위탁관리를 하는 협회와 통화를 하면서 나름대로의 어려운 점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요금만 받은 더 많은 주차관리인분들께는 이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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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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