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 : 20일 오전 11시10분]
검찰, '유전사업' 최초 제안자 권광진씨 2차 소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홍만표 부장검사)는 20일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처음 계획했던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를 두 번째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권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검찰에 재출두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사할린 6광구가 사업성이 있느냐 없느냐로 공개적으로 사업성을 검토받고 싶다"며 "유전 개발 사업의 사업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이광재 의원과의 관련 여부에 대해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1차 소환 때와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권씨는 이번 유전개발사업을 처음 구상하고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에게 제안했으며, 전씨 등과 함께 지난해 8월 이번 사업 주체인 코리아쿠르드오일(KCO)을 설립하면서 18%의 지분을 보유했던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전씨에게 유전사업을 제안하게 된 배경과 전씨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통해 석유전문가 겸 지질학자로 알려진 허문석씨를 만나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개발사업에 뛰어든 과정, 철도공사와의 지분 계약 이외에 사례비 등의 '이면계약'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검찰은 권씨를 통해 이번 사업의 주체인 KCO의 지분변동 과정을 조사하고, 이번 사업 과정에서 정치권의 비호가 있었는지 여부 및 아직 소환되지 않은 핵심 인물들간의 상호 관계, 당시 사업과정에서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다.
이외에도 검찰은 권씨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초기에는 이 의원의 개입을 강력히 부인하다가, 최근 들어 기자들과 만나 "이광재 의원이 이번 사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연관돼있었다"고 말을 바꾼 이유 및 실제로 이 의원이 이번 사건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재차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19일 권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정식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이 의원의 고소 사건을 '유전개발사업' 투자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특수3부에 배당할지 아니면 다른 부에 넘겨 수사를 진행토록 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씨는 전날(19일) 오후 1시45분경 검찰에 자진 출두해 11시간여 동안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자정이 넘어 귀가했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권씨에 대한 조사는 (정재호) 부부장 검사가 맡았고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확인할 내용이 많아 권씨는 언제든지 다시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1∼2번 더 소환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다른 관련자들과) 대질 조사도 벌일 수 있다"며 "권씨 이외에도 (핵심 인물이 아닌) 주변 참고인들을 계속해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권씨 이외에도 은행대출 고정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은행 대출담당 부장을 비롯한 은행과 철도공사 관계자 8명을 불러 조사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이 사건의 기초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중반부터 감사원에서 수사를 의뢰한 왕영용 철도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권씨의 소환과 함께 검찰의 '줄소환' 조사는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검찰은 핵심 관련자들을 '신속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수용검토 지시로 정치권의 특검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검찰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