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이 지난 2002년 제작해 도내 중고등학교에 배부한 이른바 '장학자료'인 <학생생활지도 길라잡이>(아래 길라잡이)가 교내 학생폭력 사망사고를 축소·은폐토록한 게 드러난 것과 관련,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29일 "문제가 된 자료를 기획하고 결재한 모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경남지부(지부장 송호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사로서 마땅히 느껴야 하는 참담함과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누구의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전교조는 국민과 학생 앞에 무릎 꿇고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교내 학생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피해자의 가족은 물론, 가해 학생과 그 가족, 동료 학생과 교사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고 지적한 뒤, "그렇기에 학교 폭력 문제는 교육적 방식으로 풀어가야 하며, 학교는 물론 전 사회가 그 근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도교육청은 학교 폭력 문제의 제일차적 해결 주체인 일선 학교를 지도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그런 역할과 책임이 있는 교육청이 결코 쓸 수 없는,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내용을 이른바 '길라잡이'라는 장학자료에 버젓이 기재하여 일선 학교로 내려보냈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시도 때도 없이 내려오고 열리는 형식적인 각종 공문과 회의, 학교 무폭력 00일째라는 식의 허구적인 날림식 캠패인 운동을 당장 집어 치워야 한다"고 꼬집은 뒤, 경남교육청은 학부모와 학생,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 경남지부 양태인 대변인은 "실제 교사들이 그 문건(에 나온 대로 일을 처리하진 않는데 그렇게 비춰져 학부모들의 불신을 사게 될까 우려된다"면서 "교육청은 하루 빨리 잘못을 인정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제대로 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길라잡이는 학교 폭력이 왜 발생하는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책임을 안 지려는 발상에서 나온 듯하다"며 "다음 주 초 중에 지역내 다른 교육단체들과 논의해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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