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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철조망과 낙엽
남산의 철조망과 낙엽 ⓒ 김동원

남산의 철조망을 걷어낸다고 한다.
그러면 동물들의 이동이 이제 좀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철조망은 동물의 길만 가로막는 것이 아니다.

남산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바람의 등에 업혀 탈출을 꿈꾸다
철조망 앞에서 그 꿈이 막힌 낙엽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다.
등에 등을 밀며 낙엽들은
막힌 꿈의 철조망 사이로 길의 건너편을 하염없이 엿보고 있다.

용케 철조망을 넘어간 낙엽들도 상당수는
또 다른 바람을 기도하며 철조망 밑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철조망이 없었다면
바람따라 굴러가고 싶었던 낙엽의 꿈도 막히지 않았으리라.
빨리 철조망이 걷히고 발끝에 툭툭 스치는 낙엽과 장난치며 남산길을 걸었으면 좋겠다.

남산의 철조망과 낙엽
남산의 철조망과 낙엽 ⓒ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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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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