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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대와 범민련 남측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각계 단체 대표 10여명은 11일 청와대 근처인 서울 효자동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양심수 사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석가탄신일을 맞아 모든 양심수를 즉각 사면하고 정치수배를 해제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총 572명 양심수 구속"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 정부 출범이후 4월 30일 현재까지 총 572명의 양심수가 구속됐다"면서 이는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 비하면 줄어든 건 사실이나 양심에 따른 활동을 이유로 구속되는 사태가 계속 된다는 것은 그 어떤 말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명백한 반민주적, 반인권적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양심수가 112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6.15공동선언으로 사실상 남북 사이의 왕래와 접촉이 자유롭게 되고 남북 관계가 질적으로 달라졌음에도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경제회복을 운운하며, 석가탄신일을 맞아 불법 대선자금 제공과 분식회계 사건 등을 저질렀던 재계 관련자들의 사면복권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사리사욕만을 위해 공익을 침해한 비리범죄자를 사면하는 건 법 위에 권력이 있다는 독재정권 시절의 논리를 오늘까지 답습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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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권오헌 의장은 "양심수는 자기 행동이 불이익을 가져오리란 걸 알면서도 민주주의와 통일, 민중생존권을 위해 헌신했다는 이유로 처벌당하는 사람들"이라며 "양심수를 구속하는 건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일"이라고 규탄했다.

"경제파탄 주범 사면하다니 세상 거꾸로 가나"

권오헌 의장은 "572명의 양심수를 구속하고선 부정비리 재벌들, 국민경제를 파탄내고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자들은 사면한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있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인 뒤, 모든 양심수의 조건 없는 석방과 사면복권을 요구했다.

이어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자기를 희생해 가며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일한 사람들을 가둬두는 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면서 "오히려 양심수는 가둬두고 영원히 격리시켜야 할 경제파탄 주범들은 사면하겠다는 것은 농민과 노동자들의 심판을 받을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문경식 의장은 "정부는 노동자와 농민을 끌어안고 나라와 민족의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았기에 지난 4.30선거에서 참패를 한 것"이라 지적한 뒤, "지금이라도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고 이 땅의 양심세력과 함께 논의해 모든 사람이 안전하며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한총련 김지하 조국통일위원장도 "민족을 위해 바른 소리를 하는 학생들은 국가보안법에 희생당하는데, 국민을 우롱했던 경제사범들을 석가탄신일이란 좋은 날에 사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특급범죄자 경제사범들 사면은 재검토하고 양심수들을 즉각 사면 조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15일 석가탄신일에 맞아 불법 대선자금 관련자를 비롯해 권력형 비리 관련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 복권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