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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건강검진 첫 번째라는데요. 홍체검사와 진맥검사, 그리고 사상의학에 입각한 체질검사를 하였습니다. 과연 내 건강은 어떻게 나올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엊그제 의료생협 산하 한의원인 무지개한의원을 찾았습니다. 한의원 원장님는 검진결과를 자세히 말씀해주셨습니다. 원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어이쿠~' 싶었습니다.
다행히 건강연령은 실제 나이보다 4살 정도 젊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몸 상태는 좀 심했습니다. 그 후 저는 간호사가 주는 건강실천계획표를 가져와 저에게 알맞도록 고친 뒤 오늘까지 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작심 3일이란 말이 있습니다. 대부분 아무리 크게 결심을 해도 뭐든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만 저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3일 정도 몸에 익히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몸에 배어 훨씬 손쉽게 잘 된다는 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3일의 고비를 넘기면 잘 되리라봅니다.
제가 건강검진 결과를 듣고 집에 오자마자 건강생활계획표를 만들어 2일간 빈틈없이 잘 해 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한의원에 갔을 때 한의원 원장님 앞에서 홍체검사와 진맥검사, 그리고 사상체질검사 결과를 그래프와 화면으로 보면서 저는 ‘올 것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창피해서 얼굴도 붉어졌습니다.
제 몸엔, 특히 큰창자에 독소가 많이 들어있어서 신장이건 생식기건 콩팥이건 맥이 다 안 좋게 나온 것입니다. 더구나 화면을 통해 울화가 쌓여 있고 스트레스가 많은 것이 홍체사진에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를 하나하나 보며 설명 해 줄때는 저의 부끄러운 속살이 드러난 것처럼 창피했습니다.
몸 상태는 마음 상태의 반영이며 나아가 삶의 결과라고 봅니다. 제 생활이 올바르지 않은데서 몸의 균형이 깨졌다고 확인 받는 자리였으니 오죽했겠습니까.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화를 잘 내는 요즘의 내 모습을 보아왔기에 원장선생님의 진단에 대해 변명이나 반발을 하기보다 전적으로 인정하고 반성했습니다.
숨이 가쁘고 자세도 흐트러지고 아침저녁으로 몸이 축 처지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고된 농사일만 탓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제가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원장선생님의 처방이 평소 제가 믿어왔던 건강관리방법과 꼭 일치 한 것도 제가 바로 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하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상한 건강은 약물이나 물리적 충격을 주어 회복시키기보다 일그러진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마음을 잘 관리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해 주는 것이 근원적인 처방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원장선생님의 처방이 바로 그랬습니다. 원장선생님은 단식과 반신욕, 풍욕 등을 권하셨습니다. 제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해 오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고쳐야 할 자질구레한 생활습관들이 있지만 제 건강생활계획표에는 많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대신 명상시간을 많이 넣었습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풍욕을 하기로 했는데 풍욕을 하는 29분은 명상을 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침시간에 국선도를 하면 예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뺀 호흡중심의 행공시간이 37분가량 됩니다. 이같이 하루에 1시간 10분정도 명상을 하게 되면 자질구레한 습관과 망상들은 저절로 잘 정리될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와 자는 시간을 잘 지키면 다음날 아침이 아주 상쾌하며 하루내내 생활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저녁 8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안 먹겠다는 것과 밤 11시 이전에는 꼭 자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저는 특히 글을 쓸 때 자정을 넘기기가 일쑤입니다. 그러다보니 밤참도 먹고, 다음날 늦잠을 자곤 합니다. 이것을 고치려고 합니다.
의료생협에서 받아 온 건강생활계획표를 엑셀프로그램으로 제게 맞게 다시 고쳐 벽에 붙였습니다. 오늘만 잘 하면 작심 3일을 넘깁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