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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이가 처음으로 선물로 준 핸드폰고리입니다.
아들아이가 처음으로 선물로 준 핸드폰고리입니다. ⓒ 한명라
저는 이제까지 제 핸드폰 고리를 사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들 아이가 만들어 준 핸드폰 고리보다 더 예쁜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작은 구슬을 한개, 두개 가느란 실에 꿰어가며 만들었을 아들의 핸드폰 고리보다 예쁜 핸드폰 고리는 이 세상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후, 아들아이가 두번째로 만들어 준 선물은 하늘색의 귀고리였습니다. 무더운 여름날에 귀에 걸면 달랑 달랑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시원스럽게 보이는 그 귀고리를 아들아이는 "엄마~ 아프지 않아요?"하고 물으면서 제 귀에 조심스럽게 걸어줍니다.

사실 저는 액세서리를 제 몸에 착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혼 반지도, 남편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든 커플 반지도, 팔찌도, 손목시계도 번거롭다고 착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5년 전 남편이 생일 선물로 사 준 귀고리와 평범해 보이는 가느다란 목걸이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선물, 하늘색 귀걸이입니다.
두번째 선물, 하늘색 귀걸이입니다. ⓒ 한명라
그런 제가 아들 아이가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하고는 영 어울리지 않는 하늘색 귀고리를 며칠동안 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감을 때마다, 잠을 자는 동안에 달랑거리는 느낌이 영 부담스럽고, 어쩌면 귀고리 형태가 변질될까 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제(5월 27일) 오후, 아들 아이가 보낸 "반지 완성함"하는 짧은 문자 메시지가 제 핸드폰에 도착했습니다. 세번째로 엄마에게 줄 반지를 만들었는데, 이제 완성을 다 했다는 기쁜 마음을 한시라도 빨리 저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인 듯했습니다. 어제 저녁 집에서 엄마를 내내 기다리고 있던 아들 아이는 퇴근해 집에 들어 간 제 손에 너무나 예쁜 반지를 끼워 줍니다.

지금도 끼고 있는 예쁜 반지입니다.
지금도 끼고 있는 예쁜 반지입니다. ⓒ 한명라
"와~ 너무 예쁘다. 승완아, 고맙다~"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저의 말에 아들 아이는 쑥스럽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저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는 그냥 바라만 봐도 마음이 뿌듯해지고, 누구에게든지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예쁩니다. 이 세상의 돈으로는 감히 얼마라고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반지입니다.

집안 일을 할 때에는, 특히 설거지할 때면 반지를 망가뜨릴까 봐 화장대 위에 올려 놓았다가,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다시 반지를 끼었습니다. 앞으로도 아들 아이가 그 어떤 악세사리를 저에게 선물로 줄지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예쁜 목걸이일지, 아니면 팔찌일지.

이제까지 아들아이가 저에게 선물한 핸드폰 고리, 귀고리, 반지 때문에 저는 요즘 유행에 뒤지지 않는 신세대 아줌마가 된 듯 합니다.

덧붙이는 글 | Daum의 블로그 "낮은 울타리의 마당 넓은 집"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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