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철도공사(옛 철도청)의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사업 투자비리 의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홍만표 부장검사)는 이번 주중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실상 40여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우선 검찰은 지난 주말동안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구속. 사진)이 지난해 10월말경 자신이 주재하는 건교부 뉴딜정책 R&D 회의에서 김아무개 철도정책국장에게 철도공사 페트로사흐 유전인수사업을 '뉴딜정책'에 포함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경위와 내용에 대해 막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검찰은 러시아 알파에코사 관련자 진술 및 유전사업에 대한 계약체결 경위 등을 알아보기 위해 러시아 검찰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건교부는 그 다음달 15일 유전인수 계약이 해지되자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해 마련중이던 뉴딜정책 중 하나로 유전개발사업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 사이에 철도공사가 유전인수를 위한 잔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보고를 받고,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 등에게 SK 간부를 소개해줬다는 단서를 잡고 자금지원이 이뤄졌는지 여부도 수사중이다.

게다가 검찰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두 차례 소환 조사 이후 보강조사를 통해 이 의원이 유전사업에 관여한 추가 정황이나 청와대 개입 의혹 등과 관련된 새로운 정황이나 단서들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몸통'은 김세호 전 건교부 차관?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김세호 전 건교부 차관을 비롯해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 왕영용 본부장, 박상조 전 철도재단 본부장,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 등 5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감사원에서 수사의뢰한 인물 중 인도네시아에 도피중인 허문석(인터폴 수배)씨만이 제외됐다.

특히 검찰 수사관계자는 30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 김 전 차관 등의 공소사실에는 향후 공소장 변경을 통해 추가해야 할 내용이 많다"고 말해 최종적으로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김 전 차관이 지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철도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유전 사업'에 대해 청와대 보고를 지시하고, 자신이 직접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사업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외에도 검찰은 여러가지 증거를 통해 사실상 유전개발사업의 진두지휘 인물로 김 전 차관을 지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검찰이 김 전 차관을 움직인 배후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관련 혐의와 내용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 전 차관은 인도네시아에 도피중인 허문석씨에 함께 이번 사건의 '안개'로 지목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다고 해도 또다른 의혹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이 혼자서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고 명쾌히 결론짓기에는 석연치 않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허문석씨가 유전인수 잔금 대출을 위해 재정경제부까지 로비의 손길을 뻗친 부분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허씨가 이광재 의원의 소개로 석유공사 본부장을 만나 비축유자금을 쓸 수 있도록 요청했다는 정황들도 있다.

치열한 법정공방 예상... 과연 진실 가려질까?

앞서 검찰은 이번 사건 관련자 중에 김세호 전 차관을 비롯해 신광순씨, 왕영용씨 등에게 "철도공사가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임무가 있는데 이를 어겼다"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 구속기소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30일 오후 구속기소된 왕영용씨와 박상조 전 철도재단 본부장의 첫 재판을 열었으나, 검찰의 요청에 따라 오는 6월 13일 오전으로 재판을 연기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가장 먼저 기소됐던 전대월씨에 대한 지난 26일 재판도 법원의 결정으로 다음달 9일로 연기된 상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중의 한 명인 허문석씨가 귀국하지 않아 검찰이 '유전 의혹' 실체를 완전히 규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재 의원 사법처리 여부 확정되지 않았다"?
유전 수사 막바지... 검찰 내 묘한 분위기 감지

▲ 이광재 의원이 30일 오후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광재 의원의 사법처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29일 검찰 한 관계자의 발언이다. 이날 검찰은 28일 오후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비공개 소환해 3시간30여분 동안 집중 조사를 벌였다고 뒤늦게 밝히기도 했다.

27일까지만해도 검찰이 "이광재 의원 조사는 나름대로 의미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사법처리 가능성은 없고, 이기명씨도 마찬가지"라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더구나 박한철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30일 오전 기자브리핑에서 "오는 3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자 막바지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고, 이때 (구속된 피의자들 등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을 소환조사하면서 이 의원의 사법처리를 재고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