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은 상위에 막걸리와 부추 부침개가 놓이고 우리는 러브 샷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깔깔거렸습니다. 아내는 '막걸리가 맛있다'며 거푸 들이켰습니다. 내가 잔을 빼앗는데도 이제는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런데 기어코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혀 꼬부라진 말을 하더니 기어코 상을 밀쳐서 술잔이 넘어져버렸습니다. 바지가 젖고 바닥에도 막걸리가 흥건히 고였습니다. 나는 걸레로 훔쳐내는데, 마누라는 생글거리며 내 손을 잡았습니다.
"내가 자기 만나서 얼마나 행복한 줄 아나?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기에 당신을 만났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내 발을 씻겨 주라!"
나는 마누라의 양말을 벗겼습니다. 세숫대야에 물을 붓고 나는 아내의 발을 살며시 담갔습니다. 건조하고 딱딱한 마누라의 발에 물기가 젖어들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내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당신도 못난 남편 만나서 참 고생이 많았다."
갑자기 울컥해져서 올려다보았더니 아내의 눈도 촉촉하게 젖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