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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씨의 가계부
영희씨의 가계부 ⓒ 조성미
6월 8일 여성단체들(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이 개최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영희씨는 자신의 가계부를 공개하고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영희씨의 가계부를 잠시 들여다보면 각종 세금 3만5000원/ 남편 입원비 20만원/ 대출이자 5만원/ 각종보험 5만2000원/ 경조사 7만원/ 두 자녀 용돈 11만5000원/ 본인용돈 5만원/ 연료비 5만원/ 식비 17만원이다. 피복비나 교통비 항목은 아예 없다. 영희씨는 옷은 얻어 입거나 버스는 거의 타지 않는다고 했다.

영희씨는 가계부를 공개하며 "최저임금노동자로서 최하위 바닥 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속내를 보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좀 부끄럽다"면서,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책정에 의해서 최저임금노동자들의 휘어진 허리가 한순간 잠시라도 펴질 수만 있다면 저는 부끄럼을 무릅쓰고 몇 번이라도 기꺼이 이 발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점심식사를 들고 있는 영희씨
자신의 점심식사를 들고 있는 영희씨 ⓒ 배진경
아이들은 밖에서 먹는다는 가정 하에 부부가 한 달 동안 17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1끼 식비를 계산해 보면 17만원/30일/3식/2인=944.4원이 된다. 영희씨는 이날 참가자들에게 944.4원으로 만든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식단은 아래와 같다.

슈퍼두부(4조각) 120원
콩나물(국과 반찬) 100원
김구이(1장) 100원
김치 258원
양념(마늘,참기름,고춧가루,깨,소금,간장) 88.4원
밥 27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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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944.4원


참가자들은 식사를 하며 "한 끼는 먹어도 한 달 내내 이렇게는 못 먹겠다"면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영희씨는 이어 "회사가 제시하는 임금은 최저임금 기준"이며 그 이상은 없다고 토로했다.

영희씨의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있는 참가자들
영희씨의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있는 참가자들 ⓒ 배진경
노동계는 현재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81만5100원으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6월 한 달 동안 회의를 거쳐 이번 달 말경 올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우리가 최저임금 인상 책정에 목숨 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바로 우리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명선이기 때문입니다."

영희씨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쟁쟁하게 울린다.

올해 최저임금 요구액은 81만510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요구액은 81만5100원이다. ⓒ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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