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확보된 자료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 의혹이 많은 부분이기에 충분히 수사를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 우선 하는 것은 아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15일 아침 출근길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대우그룹 퇴출저지 정·관계 전방위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관계자가 '(김 전 회장을) 추궁할 만한 자료가 조금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어 김 총장은 "당장 수사의 초점은 (김 전 회장의) 분식회계와 해외로 재산 유출한 것 등이 주요 수사대상"이라고 수사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김 총장은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처음에도 말한 대로 (수배영장에) 확정된 혐의에 대해 충분히 수사하고, 그 다음에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언급해 향후 '메가톤급' 수사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김 총장은 '정치권에서 일부 잠 못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전 대우경제연구소장이었던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의 말에 대해 "정치권의 이야기와 수사 현실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잘라 말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외에도 김 총장은 김 전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인한 '구속집행정지 신청' 등 신병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거기까지 고려하지 않았으나 김우중씨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면 고려해야하지 않겠나"며 "어제 수사를 들어보니까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진행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 혐의 내용 대체로 시인... 검찰, 이르면 오늘밤 구속영장 청구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전날(14일) 오전 11시부터 본격적으로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대우의 분식회계 지시여부 등 체포영장에 기재된 혐의 내용을 중심으로 캐물었고, 이에 김 전 회장은 대체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연령이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충분한 휴식을 수사 중간중간 취하면서 진행했고, 밤 10시께 첫날 조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어 15일 둘째날 조사에서도 김 전 회장이 지시한 분식회계의 규모 및 사기대출,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에 대해 큰 범위 내에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밤늦게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