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미군기지 주변 지역인 옥서면 선연리 송촌마을 일대 농경지가 또다시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지난 2003년 기지 내 활주로에서 항공유 2만6천여ℓ가 유출되는 사고가 난 곳으로부터 1km도 채 안되는 곳으로 이에 대한 수습마저 부진한 가운데 또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 시민단체와의 적지 않은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오후 3시께 오전 내내 기지 인근 농수로에서 인근 농경지에 물을 퍼 올린 문아무개(70·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송촌)씨가 농수로에 기름띠가 발생하는 등 오염된 것을 발견하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실제 기름이 유출된 농수로 구간은 약 100m 정도로 약 3~4cm에 이르는 두께로 기름 층이 두껍게 형성되어 있었으며 기지 주변 100여m 전부터 역겨운 휘발성 기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더욱이 이로 인해 주변 농수로와 농경지가 심하게 오염돼 모내기를 마친 2천여평에 이르는 논의 벼가 고사되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군산시 등 관계기관은 농수로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농수로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로 기름제거 작업을 펼쳤으나 이미 적게는 수백ℓ에서 많게는 수천ℓ로 예상되는 기름이 농수로와 농경지로 흘러들어 완전히 제거하기에는 역부족.
미군측 역시 기지 내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방제차량까지 동원하는 등 방제작업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사고경위와 유출량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후 조치를 놓고 시민단체들과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정확한 유출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군측이 유료저장시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2년 전 수만ℓ에 이르는 기름을 유출하고 이에 대한 수습조치마저 지지부진한 데 이어 또다시 기름유출사고를 낸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정확한 진상파악과 사후조치를 위해 공동조사단 구성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