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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의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4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수사권조정' 문제와 관련된 비판의 글을 올렸다. 대검찰청 홈페이지 화면캡쳐.
검사 출신의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4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수사권조정' 문제와 관련된 비판의 글을 올렸다. 대검찰청 홈페이지 화면캡쳐. ⓒ 오마이뉴스 유창재

[기사 대체 : 27일 오후 6시 30분]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김재원(40) 의원이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와 관련, '검찰은 거만하기 짝없는 욕심꾸러기'라고 강력 비판한 것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은 최근 박주선·이인제·유시민 의원 등 비리의혹과 선거법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혐의 없음으로 풀려나면서 '수사권 남용'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이에 대해 검찰은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또 누리꾼들도 검경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가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대검찰청 홈페이지(http://www.sppo.go.kr)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 '수사권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검찰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특히 이 글에서 "대다수 국회의원들(검사출신들이 더 비판적입니다만)은 검사들에 대해 출세와 공명심에 눈이 어두워 폭력이나 교통사고 사건, 금전 거래에 관련된 사기 고소사건 같은 민생에 관련된 범죄는 건성으로 처리하면서, 선거범죄 사건이나 뇌물사건 같은 광나는 사건에 달려들어서는 수사력을 남용해가며 편파수사를 자행하는 불공정한 기관으로 인식되어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전국의 수많은 검사가 어떻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았는지 엊그제 전화를 수십통 걸어 '야!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난리냐. 한번 봐주라'고 했다"며 "지역구 관할 지청장도 한 번 보자고 한다. '코빼기도 안보인다'는 말을 들은 지 꽤 오래됐지만 마치 소환당하는 기분"이라고 황당해했다.

하지만 검찰의 한 관계자는 "확인 결과 지청장이 김 의원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김 의원쪽에서 '지청을 방문하겠다'고 해서 지청장이 직원을 시켜 김 의원측에 식사 일정 여부를 확인한 적은 있다"며 '로비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국회의원이 된 검사는 검사의 기준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검찰의 또다른 한 간부도 "김 의원 개인의 경험에 비친 단상을 쓴 것"이라고 규정한 뒤 "검찰을 걱정해서 날카롭게 지적한 것에 대해 귀를 기울여 듣지만,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반박하지 않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특히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김 의원과 관련해 "김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재직했을 때 조사하는 참고인과 외부에서 식사한 것과 관련 감찰부에서 문제를 삼았고, 이를 계기로 변호사 개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 "경찰이든 검사든 공정한 수사로 억울한 국민 없게 해달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도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을 둘러싸고 누리꾼들이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김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는 의견을 대검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ID 부검조'는 김 의원의 글에 '공감한다'고 밝히고 "개인적으로 현 검찰의 50%는 찍어내야 검찰이 살아난다"며 "부디 검찰이 거듭나도록 아니 국민이 보다나은 사법서비스를 받도록 후원해달라"고 지지를 표했다.

또 'ID 김의원 지지자'는 "용기있는 글로 검사출신 국회의원 중 이런 기개와 양심과 용기를 가진 국회의원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에 이런 얘기 할 수 있다는 게 자신에게 당당하니 할 수 있는 거 아니가? 제발 검사들 이 글 읽고 한번 새겨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ID 숲속의 요정'은 "경찰이든 검사든 부디 공정하게 수사 검토하여 억울한 국민없고 생존권을 잃어서 목숨 잃는 국민이 없게 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ID 지나가다'는 "(김 의원이) 그렇게 미래를 예측한다면, 동료의원들에게 수사권조정 후의 상황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이 국민의 위하는 길이 아닐까"라며 "형사의 완력, 물리력, 정보력을 줄일 방안들 및 자치경찰, 경찰의 정보업무, 국정원으로 일원화, 이런 입법들도 추진해보시고, 강연회도 하시고, 그러시면, 우리나라 형사사법절차와 인권보호에 커다란 획을 긋는 훌륭한 의원님으로 남으시겠네요"라고 김 의원에게 말보다 실천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인들, 검찰 '기소권 남용'에 이의제기

한편 검찰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그간 '몸조심'을 해왔던 정치인들이 최근들어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수사권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란 제목의 글에서 "제가 느끼는 검찰은 '거만하기 짝이 없고, 억울함을 풀어주지도 못하면서, 사법권은 혼자 가지려는 욕심꾸러기 같은 존재'라는 느낌"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이에 앞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최근 무죄판결을 받은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검찰이 노무현 정권 하에서 청와대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달성이 되었지만,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독립은 아직 요원하다"며 "검찰이 연예인처럼 여론에 흔들리면서 인민재판에 영합해선 안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현재 사법경찰을 수사의 주체로 명문화하는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행자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서명한 의원은 모두 87명이다. 이계진, 이재오 등 한나라당 의원들도 13명이나 동참했다. 이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여전히 법사위=검찰, 행자위=경찰 옹호의 등식은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상임위나 여야를 떠나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건 사실"이라며 정치권의 '심기'를 전했다.

"경찰과 싸우는 모습 유치해서 못보겠다"
김재원 의원 대검 홈피에 글 올려 검찰 수사행태 비판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은 지난 24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의 수사 행태를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검사님들은 사건이 터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직 법무장관이라도 구속해야한다는 판단이 서면 어거지로라도 구속해 오지 않았는가"라며 "전직 검찰 최고 실세들도 이 지경인데 이 나라 힘없고 빽없는 백성들은 어떤 심정이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인식이 계속 심어져 있는 한, 검찰이 수사권을 독점하고, 신병결정권을 독점하고 아울러 법원의 역할도 일정부분 손아귀에 쥐고 가겠다는 발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라며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개헌문제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인데, 헌법에 규정된 영장청구의 주체가 검사로만 되어 있는 규정이 계속 이어질 수가 있을까"라고 검찰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김 의원은 또 "혹여 경찰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주기 위해 헌법의 영장청구의 주체에 대한 규정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본격화되지 않을까"라며 "그렇게 되면 지금 수사의 주체 및 상명하복규정을 개정하려는 정도의 수사권조정 논의와는 비할 수 없는 정도의 대전환이 있지 않을까"라고 경고성 전망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또 "검찰이 당장 변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는 '무죄사건'에 대해 "뇌물공여자의 말 한마디만 있으면 조금 어설프더라도 반드시 사건을 수사해야 하고 넥타이 매고 잘난 사람은 반드시 포토라인에 세워서 망신을 주고 신문에 나가야 사건 수사를 제대로 한 것이고 검사의 어깨가 으쓱해지냐"면서 다음과 같이 검찰을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저는 차라리 어지간한 뇌물사건은 모두 불구속기소를 해 놓으면 현재와 같은 무죄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을 일단 검찰에 소환해서 카메라 세례를 받게 한 후 영장을 쳐서 구속시키고 나면, 그래서 9시 뉴스에 기사가 뜨고 신문에 보도가 되면, 윗분들에게 칭찬도 받고 운좋으면 수사비도 타고 그래서 밤새워 고생한 직원들과 '그간 수고했다'고 소폭이라도 한잔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수사가 제대로 됩니까? 기록이라도 제대로 읽어봅니까? 먹이를 찾는 맹수처럼 '이제는 또 어느 놈을 집어넣을까!' 슬슬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지요…."

그는 이어 "국민에게 진정 사랑받는 길이 무엇인가 한번쯤 생각해 보라"며 "경찰과 싸우는 모습, 정말 유치하고 치졸해서 더 이상 못보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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