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과 피해주민들은 군산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름유출 미군 공식사과', '민간인이 포함된 한미합동조사', '근본대책마련' 등을 요구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자리에서 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옥서면 선연리 송촌마을은 지난 2003년 기지 내 활주로에서 항공유 2만6천여ℓ가 유출된 곳으로부터 1km도 채 안 되는 곳이다.
주민들은 "▲시민사회단체가 포함된 한미합동 환경오염 조사 ▲주한미군의 공식적 사과 ▲SOFA 환경조항 개정 등 주한미군의 환경오염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요구하며 미군 측에 질의서를 보냈고, 29일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받기로 약속받으나 미군 측은 약속 시간을 훨씬 넘긴 10시 40분경 '한미소파합동위원회에 의뢰하라'는 답과 함께 위로금 50만원을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인 '미군기지 되찾기 수요집회'를 통해 미군을 규탄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려 했으나, 경찰이 "기지 정문 앞 집회는 안 된다"며 가로막아 2시간 이상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의 일방적 봉쇄에 주민과 시민모임 측은 "이미 350회 넘게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어왔는데 무슨 소리냐?"며 강력히 항의했다. 몸싸움 끝에 결국 집회가 시작됐고, 성의 없는 미군과 한국 경찰에 분노한 주민들은 위로금으로 받은 50만원을 계란과 함께 미군기지 안으로 힘껏 내던졌다.
이들은 미군 측이 한국 경찰을 통해 '시민단체와는 일체의 면담과 답변을 거부하고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분노했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미군 측의 성의 있는 답변을 원했던 주민들과 대책위는 "미군은 환경 파괴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하지 않고, 돈 몇 푼으로 때우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03년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수습마저 부진한 가운데 또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주민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한미군이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지역 환경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책임한지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8시경, 경찰은 집시법상 '일몰 후 집회금지'를 어겼다며 전경 300명을 투입해 강제로 농성장을 철거했다.
30일 밤샘 농성을 벌인 주민들은 경찰이 빼앗은 천막 등의 반환을 요구하며 여전히 미군기지 앞에서 연좌하고 있다. 이 날은 민주노총전북지역본부, 전북여성농민회 등 단체에서 약 1천여명이 동참할 예정이어서 농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환경범죄에 대한 미군 측의 성의 있는 답변과 한국 경찰의 자국민을 보호하는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 김현진 기자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