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그리운 계절엔 팔라우가 떠오릅니다. 다이빙투어의 명소로 유명한 팔라우는 저에게는 야자수의 냄새와 바다의 진한 향기로 기억됩니다.
필리핀 남쪽의 태평양 서부에 있는 나라로 정식명칭은 팔라우 공화국(Republic of palau)이며, 벨라우(Belau)라고도 합니다. 팔라우제도, 손소롤제도 및 메리르섬, 풀로안나섬, 헬렌리프섬, 토비섬 등 약 34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푸른 바다를 날듯이 달려가며 맞는 바람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각 다이빙 포인트 지점을 찾아 버섯모양의 작은 섬들을 지나칩니다. 물 색깔도 다양하고 각 다이빙 포인트마다 특색이 있고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춤을 추는 이곳은 물속을 구경하지 않으면 팔라우에 대해 말하지 말하고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Mecherchar 섬 남쪽 젤리피시레이크에서의 색다른 경험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곳의 해파리는 먹이가 풍부하여 사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촉수가 모두 퇴화하여 수영복만 입고 해파리들 사이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 섬에 내려 작은 언덕을 하나 넘자 젤리피시레이크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젤리피시레이크는 한국의 고요한 산골짜기의 전경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다이빙 포인트와는 정말 색다른 분위기로 잘못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잠시 후 저의 걱정은 사라지고 팔라우에서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요한 바다 속에서 해파리들은 날개를 펄럭이며 투명체를 햇빛에 반사시키는 것이 마치 교향악단 반주에 맞춰 춤을 추는 듯했습니다.
해파리들은 먹이가 풍부한 환경의 영향으로 독이 없는 녀석들로 이곳이 아니면 죽을 수밖에 없는 아주 연약한 존재들이었습니다. 모든 존재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란 것을 알려 주는 듯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손바닥으로 살짝 해파리의 등을 만져보았습니다. 그 부드럽고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는 해파리의 연약함에 왠지 모를 애정이 솟구쳣습니다. 아직도 하얀 구름 위를 날으는 듯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해파리와 함께 구름 위를 날아보시지 않으시겠어요? 이 여름이 시원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