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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60년 순회 전시회에서 전시된 사진들. 원폭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원폭피해 1세와 2세들의 사진이 담겨져 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여전히 방치돼 있다.
원폭 60년 순회 전시회에서 전시된 사진들. 원폭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원폭피해 1세와 2세들의 사진이 담겨져 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여전히 방치돼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60년전 원폭의 고통을 기억하고 평화를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원폭 투하 6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순회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대구KYC·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구경북지부 등 대구경북 지역 6개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오후 2시 대구 동대구역사에서 원폭 60년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인권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순회 전시회를 전국 다섯번째로 열었다.

한 한국인 원폭피해 1세가 19일 대구에서 열린 원폭60년 순회 전시회에 참석해 일본인 원폭피해자가 그린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담은 그림을 보고 있다.
한 한국인 원폭피해 1세가 19일 대구에서 열린 원폭60년 순회 전시회에 참석해 일본인 원폭피해자가 그린 원폭 투하 당시의 참상을 담은 그림을 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번 순회 전시회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평화네트워크·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KYC 등 원폭관련 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원폭투하 60년 공동사업기획단이 공동 기획해, 지난달 1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전국 4개 도시에서 개최된 바 있다.

'원폭 60년, 고통의 기억과 연대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순회 전시회는 ▲원폭의 참상 ▲버림받은 한국인 원폭피해자 ▲한반도와 핵전쟁 ▲이 땅에 평화를 등 4가지 부문으로 나눠 열렸다.

전시회에서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들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한국인 원폭피해자 1·2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80여점을 비롯해 과거 한반도 핵사용의 위기를 알리는 신문기사 등이 전시돼 주목을 받았다.

이날 대구지역 순회 전시회에 참석한 원폭피해 1세인 김종태(한국원폭협회 대구경북지부 고문)씨는 "60년전 당시 히로시마의 폭심지 2Km 밖 학교에서 피폭을 당해 살아남은 것 자체도 기적이었다"면서 "주위의 이웃 하나가 죽는 것도 슬픈데 히로시마에서만 3만5천명의 목숨이 일순간에 사라져버렸다"고 참상 당시의 아픔을 설명했다.

김씨는 또 "핵이 얼마나 무서운 물질인지를 알아야 하고 다시는 핵이라는 물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면서 "핵무기를 추방해야 할 의무가 살아남은 우리에게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순회 전시회에는 최근 숨진 원폭피해 2세 고 김형율(34)씨의 아버지 김봉대(69)씨도 관람했다. 김씨도 "아들의 사진을 보니 착잡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일본과 미국이 더이상 원폭2세의 아픔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숨져간 아들을 둔 부모로서의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19일 대구에서 열린 원폭 60년 순회 전시회 모습
19일 대구에서 열린 원폭 60년 순회 전시회 모습 ⓒ 오마이뉴스 이승욱
특히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원폭 피해를 생소하게 느끼고 있던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데도 한 몫을 했다. 서울에 사는 장석이(49)씨는 "원폭 문제라고 하면 해방을 줬다는 인식만 많았지 한국인 원폭피해자나 그 고통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관심을 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면서 "다시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도록 평화를 만드는 일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역 순회 전시회는 오는 2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계속 열리고, 오는 8월 1일부터 열흘간 서울에서 다시 열린 후 같은달 12일부터 19일까지는 목포KYC의 주최로 목포 자연사 박물간에서 마지막 전시회를 갖는다.

"방치됐던 한국인 피폭자 위한 특별법 반드시 제정돼야"
[일문일답] 원폭피해자 지원하는 대구KYC 이홍우 공동대표

▲ 이홍우 대구KYC 공동대표
ⓒ이승욱
다음은 원폭60년 대구지역 순회 전시회를 주최한 대구KYC 이홍우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 전국적인 순회 전시회를 열게 된 계기는?
"다른 식민지 과거사 문제도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지만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는 상대적으로 더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만큼 국민들이 원폭과 원폭피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원폭 60주년을 맞아 순회 전시회를 갖게 됐다."

- 원폭 60주년이 됐다. 현재도 원폭 투하의 과거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뭔가.
"일단은 여전히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살아가고 있고 일본의 피해자보다 60년동안이나 방치돼 있었다. 따라서 개인의 인권을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껴안아야한다. 또한 과거 상처를 치유해야만 미래를 논할 수 있고 그래야 두번다시 원폭(핵)의 참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최근들어 원폭 2세 문제도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아직까지 원폭 1세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힘들지만 한꺼번에 2세와 그 다음인 3세 문제들도 해결해야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방치된 원폭 후세들을 돌볼 수 있는 한국인 원폭피해자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 지난달 말에서야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또 남한의 원폭피해자 뿐만 아니라 북한과 해외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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