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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억새 틈에서 자라고 있는 개망초
어린 억새 틈에서 자라고 있는 개망초 ⓒ 이동구
생애 최고의 무더위를 느끼며 기진맥진 퇴근하던 길. 아무리 더워도 토요일인데 이렇게 맥없이 집에 들어가 에어콘 틀어 놓고 TV 끼고 사는 것은 아니다 싶어 성산대교를 지나며 차를 돌려 하늘 공원에 올랐다.

월드컵공원에서 하늘공원 진입로로 건너가는 육교
월드컵공원에서 하늘공원 진입로로 건너가는 육교 ⓒ 이동구
개망초 군락 뒷편으로 안내사무소가 보인다.
개망초 군락 뒷편으로 안내사무소가 보인다. ⓒ 이동구
차에서 내리는 순간 한증막에 들어온 듯한 열기는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했지만 그래도 가방과 삼각대까지 챙겨 하늘공원을 올랐다. 역시 날씨 때문인지 토요일 오후인데도 한산했다. 이따금씩 나처럼 사진찍으러 온 친구들만 한 둘 보일 뿐.

가을이 되어 선선한 바람이 불 때면 연인들과 갈대 구경온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지만 한여름의 땡볕 아래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사진가들 말고는 인적도 한산하다.
사진가들 말고는 인적도 한산하다. ⓒ 이동구
궁금했다. 사람은 이렇게 더위에 지쳐 시달리고 있는데 자연은 어떨까. 가을의 하늘공원을 노랗게 물들이는 억새들은 어떻게 그 가을을 준비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했다.

더운 날씨 탓인지 나팔꽃도 축 늘어져 있다.
더운 날씨 탓인지 나팔꽃도 축 늘어져 있다. ⓒ 이동구
몰속을 걷는 듯한 무거운 공기는 실어나르는 바람조차도 둔탁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어린 억새들은 그 바람에 자신의 몸을 나부낀다. 아직은 키가 작은 억새들 틈으로 온갖 여름꽃들이 피어나 더위속에서 생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원으로 개발되기 이전의 이 지역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기자에게는 이러한 자연의 모습이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 이동구
찾아주는 사람은 없어도 들꽃들은 무리지어 피어있다.
찾아주는 사람은 없어도 들꽃들은 무리지어 피어있다. ⓒ 이동구
하늘공원은 가을의 화려함이 제 멋이긴 하지만 한 여름 땡볕 아래의 푸르름도 제법이다. 별 치장이 없어도 젊음 그 자체 만으로도 아름다운 청춘의 젊은이들처럼.

그러나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하늘공원을 찾아 나서기란 쉽지 않다. 기자의 그다지 영양가 없는 호기심을 따라 덤비지 않는다면 말이다.

취재를 마치고 차 안에서 밖의 온도를 재어 보니...
취재를 마치고 차 안에서 밖의 온도를 재어 보니... ⓒ 이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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