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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나 BBC 등의 방송을 보다보면 뚱뚱한 아줌마가 나와서 일기예보를 하는 경우를 본다. 더구나 얼굴이 그렇게 미인도 아니고 의상도 화려하지 않으며 백인만이 아니라 흑인도 자주 보인다.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같다.

우리나라의 방송은 어떨까? 한때는 일기예보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73년 MBC에서 처음 얼굴을 내보인 김동완씨. 그는 일기 기상도를 그리면서 날씨 예보를 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인물. '일기예보 하면 김동완이다'이었다. 현재는 은퇴를 하고 기상관련 업체를 이끌고 있다.

SBS 공항진, 이찬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간혹 비칠 뿐이다. 이제는 여성들이 일기예보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 한연수, 이익선, 한희경, SBS 우혜진, 홍서연, 조경아, 황현주, MBC 최현정, 손애성, 박신영, 안혜경, YTN 정혜윤 등이 맹활약을 하고 있다.

여성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여러 가지 감성적인 꼭지들을 기획하고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여성들의 강점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많이 지적 되었듯이, 이 여성 캐스터들이 모두 하나같이 예쁘고 날씬하고 젊은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화려한 의상, 헤어스타일, 화장을 하기 일쑤이다.

뚱뚱하고 수수한 여성들이 나와서 일기예보를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아니, 김삼순 같은 인물이 일기예보를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이 말은 현재의 캐스터들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다. 하지만 외모로 평가받는 듯한 인상은 아닌 일이다.

이렇게 말하면 '바보 같은 말하지 말라고 하지 마라' 할 것이다. 비단 방송 제작진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방송에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채널 돌아갑니다."

일기예보를 보는 사람들이 날씬하고 예쁘고 젊은 여성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뉴스의 진행은 여전히 남성 진행자 중심이고 여성 진행자는 보조자다. 일기예보만 중심이다. 이는 거꾸로 남성 중심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여전히 눈요기 감인가. 여성캐스터들이 많이 등장하기만 했다고 해서 과연 그것이 여성을 위한 것일까? 여성들이 능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너무 예쁜 사람들만 나오면 무감각해지고 차별화도 안 되어 시청률에도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지금은 모두 예쁘고 날씬하고 젊은 여성들만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색다른 시도를 한다면 얼마든지 튈 수 있을 것이다. 그 튀는 방법은 삼순이 같은 인물일 수도 있다. 물론 김선아는 대본이나 원작의 설정에 비교하면 너무 예쁜 인물이다. 방송은 의제설정을 하고 이끌어 가는 곳이다. 이는 이미지의 설정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지만 방송의 일기예보도 김삼순 신드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시점이다.

푸근하고 친근한 사람들이 많이 보고 싶기도 하다, 여성 남성을 떠나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Gonews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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