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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와천황의 모습
ⓒ MBC 제공
후소샤 역사교과서나 독도문제 등 일본 내 우경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감지되는 가운데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며 지금까지도 일본을 통합하는 주요 축인 '천황'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가 광복 60주년 특별기획으로 오는 7일부터 방영할 <천황의 나라 일본>(5부작) 은 한국인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을 본격 해부하는 다큐멘터리로서 천황을 직접 소재로 삼아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집중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여태까지 한국에서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민족주의 정서에 기반을 둔 감정적 접근이었다면, 2일 기자 시사회를 통해 미리본 <천황의 나라 일본>은 천황제도를 통해 일본을 바라봄으로써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인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근원이 무엇인지 탐구해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1부 <텐노, 살아있는 신화>에서는 초특급 전범 히로히토가 2차대전 이후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비극적 종말과 달리 '천황'으로서 천수를 누릴 수 있었던 사회배경, 천황가에 대한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고 침묵만 강요되는 분위기 등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이채훈 PD는 "일본과의 동등하고 평화로운 관계정립을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들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일본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천황을 설정한 것은 오늘날까지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천황의 상징성이 일본으로 하여금 근본적 반성을 할 수 없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황의 나라 일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천황'이라는 호칭이다. '일왕'이 아닌 '천황'을 사용한 것에 대해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환균 CP는 "팀 내부에서도 호칭에 대해 긴 시간 논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CP는 "그들이 부르는 천황이라는 말에 담긴 상징성과 지배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제목에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일본 방송사 한국 특파원 3명이 참석, 한국의 천황 관련 다큐멘터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후지 TV의 모리야스 토요카즈 특파원은 "현재 천황인 아키히토보다 히로히토 이야기에 치중된 것 같아 아쉽다. 10년 전에 만들었어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동연출자인 이근행 PD는 "개인적 의미의 천황이 아닌 일본인들의 정신계를 지배하고 있는 총체적 의미의 천황에 대한 탐구이므로 그렇게 보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황을 통해 현대 일본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된 다큐멘터리 <천황의 나라 일본>은 오는 7일(일) 밤 11시 30분, 1부 <텐노, 살아있는 신화>를 시작으로 8일 2부 <사쿠라로 지다>와 3부 <신을 만든 사람들>이 연속 방영된다. 이어 14일 밤 4부 <충성과 반역>과 21일 밤 5부 <제국의 유산>이 잇따라 시청자들을 찾는다.

▲ 아키히토의 천황 즉위식 모습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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