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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한나라당 수석부대표등 의원들이 5일 오전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및 대국민사과성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수석부대표등 의원들이 5일 오전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및 대국민사과성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대체 : 5일 오후 1시 15분]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2년 3월까지 불법 도·감청을 했다는 김승규 국정원장의 대국민사과로 정치권이 다시 요동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국정원의 축소 발표 의혹과 함께 현 정부에서도 불법 도·감청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문희상 의장 등 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지낸 여권 인사들의 진실 고백을 촉구했다.

한나라 "국정원, 축소 발표했다" 의혹 제기

한나라당은 5일 오전 국정원의 발표 직후 긴급 당직자회의를 열어 국정원이 현 정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조사 내용을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원에서는 감청의 기술의 한계 등을 이유로 지금은 사실상 휴대폰 감청이 어려운 것처럼 설명했지만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도 "참여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국정원에) 도청 장비가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특검과 별도로 국회 차원의 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현장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칼날은 국민의 정부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이강래 의원에게로도 향했다.

임 수석부대표는 "문 의장과 이 의원은 국민의 정부 시절 이뤄진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이들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국민의 정부서 국정원 기조실장 지낸 문희상 의장, 입 열어라"

더불어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 3월까지의 불법 감청 자료가 모두 삭제됐고 그 이후에는 도청 장비를 폐기하는 등 불법 감청이 없었다는 국정원의 주장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다.

임 수석부대표는 "YS 정부에서 DJ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도청 장비를 폐기해 이후에 도·감청은 없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도 그것이 결국 거짓이었음이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참여정부에서도 여전히 불법 도·감청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임 수석부대표는 "뿐만 아니라 현 정부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전 정권의 불법 도·감청 활동을 알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그간 사실을 숨겨 온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2002년 3월 당시 '휴대폰 감청'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도청 장비를 폐기했다는 국정원의 발표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16대 대선을 앞두고 도청 불거진 것은 2002년 10월 이후로 이 주장은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다"며 "믿을 수 없는 발표"라고 일축했다.

보고라인, 예산 등 당시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팀의 운용 실태가 더 자세히 드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희정 디지털정당 위원장은 "국정원이 도청 장비 구입이나 개발에 쓴 돈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했는지 별도의 불법 자금을 통해 조달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며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다.

권영세 위원장도 "당시 도·감청 자료가 어떻게 보고되고 악용됐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며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를 포함해 현 정부의 불법 도·감청 의혹도 수사가 가능한 '불법 도청 특검법'을 다음 주 중으로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정보위와 과기정통위 등 관련 상임위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그간 국회에 출석해 휴대폰 불법 도·감청 의혹을 부인한 전 국정원장 및 국무위원 등 정부 관계자들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민노당 "국가 틀 다시 짜는 한이 있어도 진상 밝혀야"

▲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노동당도 국정원의 발표와 관련 "매우 충격적"이라며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당시 정보기관 책임자와 정권의 책임자가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 사실을 은폐해왔다는 것은 분노를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심 부대표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항만으로도 민주국가의 도덕적 기반과 국가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조차 무너졌다"며 "테이프 내용을 전면 공개해 그 안에 담긴 정·경·언의 유착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희 부대변인도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부인해온 휴대폰 도·감청까지 드러나 더욱 충격적"이라며 "국가의 틀을 다시 짜는 한이 있더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창재·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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