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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 장관인 남해군 삼동면 은점마을 해오름 예술촌 전경
일출이 장관인 남해군 삼동면 은점마을 해오름 예술촌 전경 ⓒ 권미강
남해는 그 이름만 들어도 눈이 시리다.

쪽빛 물을 풀어놓은 듯한 푸른 바다와 기괴한 모양으로 자연의 감칠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리아스식 해안, 68개의 섬이 만들어내는 다도해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게 들어맞는다.

해오름예술촌 앞마당에서 본 남해바다. 참 정겹고 아름답다.
해오름예술촌 앞마당에서 본 남해바다. 참 정겹고 아름답다. ⓒ 권미강
거기에 산 전체를 비단으로 둘렀다는 금산(錦山, 우리나라 3대 기도 도량으로,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기도한 후 왕이 되자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비단 '錦' 자를 써서 금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는 남해의 명산)과 상주, 사촌, 송정 등 은빛 모래사장을 간직한 천혜의 해수욕장, 갯벌 체험장, 원시 멸치잡이인 죽방렴, 계단식 다랭이논에 아름다운 미조항, 거기에 전지 훈련장이자 운동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스포츠파크까지 남해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자원을 가진 곳이다.

복도까지 진열된 각 나라의 엔틱소품
복도까지 진열된 각 나라의 엔틱소품 ⓒ 권미강
특히 최근에는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열기까지 가세해 이충무공과 연관된 관광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니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이 걸맞은 곳이다.

해오름 예술촌은 바로 이곳 남해에서도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물건방조어부림과 1960년대 독일에 간호사로 갔던 한국 여성들이 독일 남편들과 고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독일인 마을이 있는 곳에 있다.

예술촌 정문을 지키고 있는 장승들. 그 모습이 참 편안하다
예술촌 정문을 지키고 있는 장승들. 그 모습이 참 편안하다 ⓒ 권미강
경남 남해군 삼동면 은점마을 해오름 예술촌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해오름'이라는 이름이 저절로 지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만큼 한눈에 들어오는 푸른 바다와 멀리 보이는 섬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속이 후련해진다. 풍경 자체가 예술인데 이곳에서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은 진정 행복한 일이리라.

이곳에는 촌장 정씨가 30여 년 간 수집한 5만여 점의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골동품부터 초등학교 추억이 담긴 교실 물품, 각 나라의 엔틱소품과 자수정 원석 등등 마치 추억여행의 보물창고 같다.
이곳에는 촌장 정씨가 30여 년 간 수집한 5만여 점의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골동품부터 초등학교 추억이 담긴 교실 물품, 각 나라의 엔틱소품과 자수정 원석 등등 마치 추억여행의 보물창고 같다. ⓒ 권미강
2003년 5월 10일 개촌식을 한 해오름 예술촌은 그야말로 문화가 좋고 예술이 좋은 정금호(59)씨에 의해 이루어진 꿈이다. 사비 8억과 군비 지원까지 총 10억을 들여 마을 잡동사니들이 뒹굴어 다니던 폐교인 물건초등학교를 임대해 1년여 동안 쓸고 닦고 고치고 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고등학교 선생님이던 정씨가 '해오름 예술촌'을 만들게 된 배경은, 그의 말을 빌자면 간단하다. 도자기와 서예, 사진, 장승 만들기 등 장르를 넘나들며 그저 예술이 좋아 이것저것 해본 그는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을 갖게 됐고 퇴직금과 사비를 털어 예술촌을 만들었다.

사비를 털어 지금의 해오름예술촌을 일군 정금호 촌장. 예술이 좋고 사람이 좋아 해오름예술촌을 만들었다는 그에게서 진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사비를 털어 지금의 해오름예술촌을 일군 정금호 촌장. 예술이 좋고 사람이 좋아 해오름예술촌을 만들었다는 그에게서 진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 권미강
주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는 일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것이 행복했다. 특히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문화예술이 척박한 남해의 현실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의 이러한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이제는 남해의 최고 문화쉼터로 누구나 와서 문화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올 5월에는 보다 자유로운 문화공간으로 가꾸기 위해 예술촌을 아예 매입했다.

이제는 어떤 제지도 받지 않고 그가 꿈꾸었던 '살아 움직이고 생동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해오름 예술촌은 남해의 절경 속에서 문화를 낚는 예술인 어부의 즐거운 작업장인 셈이다.

60평 남짓의 제1전시관에서 도형도예 작가 강형자 선생과 강용석 선생의 흙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있잖아요 그때’ 토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0평 남짓의 제1전시관에서 도형도예 작가 강형자 선생과 강용석 선생의 흙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있잖아요 그때’ 토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권미강
1층 전시공간

이제는 제법 알려져 1년에 약 20만 명이 찾는다는 해오름 예술촌에는 촌장 정씨가 30여 년간 수집한 5만여 점의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골동품부터 50~60년대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담긴 교실 물품, 각 나라의 크고 작은 엔틱 소품과 자수정 원석까지 1층에 마련된 전시실은 마치 추억의 여행을 위한 보물창고 같다.

30여 평의 제2전시관에서는 김환철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30여 평의 제2전시관에서는 김환철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 권미강
2층 갤러리

2층에는 독일 와인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독일음식문화관과 매년 2회 정도의 기획전시를 하는 호정갤러리가 있어 모형선박엑스포를 비롯해 장승과 서예와의 만남전 등 특색 있는 전시를 열고 있다.

현재는 60평 남짓의 제1전시관에서 도형도예 작가 강형자 선생과 강용석 선생의 흙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있잖아요 그때' 토우 전시회가, 30여 평의 제2전시관에서는 김환철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최근에 새롭게 단장한 천연염색 코너
최근에 새롭게 단장한 천연염색 코너 ⓒ 권미강

체험

칠보공예와 천연염색, 도자기, 알 공예, 집짓기 체험, 솟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 체험당 1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만든 물건은 자신이 직접 가져갈 수 있으니 그다지 비싼 금액은 아닌 듯싶다.

또 옆에 있는 독일인 마을과 연계해 다양한 행사도 펼치는데 와인 세미나를 비롯해 독일음식문화관을 두어 독일 소시지 등 독일의 일반 가정 음식을 먹어보는 먹을거리 체험도 색다르다. 10월에는 옥토버 페스티벌을 열어 독일의 풍습을 체험해보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독일와인과 독일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독일음식문화관
독일와인과 독일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독일음식문화관 ⓒ 권미강
운동장

장승과 솟대 그리고 조각이 있는 넓은 마당 한 켠에는 상설무대도 만들어 아마추어에서 프로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회도 열고 우리나라 24절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민속놀이와 음식을 체험해 보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문의 : 055)867-0706  www.sunupart.co.kr

*이 기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소식지 'EXPO 문화사랑' 8월호에도 게재됐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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