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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영수증은 다른 종이들과는 달리 곱게 접어서 잘 정리돼 있었고, 한 번만 샀던 것이 아니라, 상당한 횟수를 샀다는 것을 복권방에서 발급한 영수증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아직 구입하지 않고 번호선택용지에 번호만 색칠한 것도 있었습니다.
'로또' 괜히 웃음이 나왔습니다. 로또가 처음 나왔던 해 추석엔가 온 나라가 로또를 산다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아 치료를 받던 베트남인 리(Lee)가 로또를 들이대며 "목사님, 나 로또 되면 10억 줄게요. 돈 때문에 걱정하지 마세요" 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더니, 얼마 전에 쉼터를 이용하던 짜오가 로또를 구입해 놓고 당첨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던 일도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로또 대박을 터트린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안와르는 대박을 터트렸을까요? 그가 일하던 회사 사람이 언질을 주지 않는 것으로 봐서 분명 로또로는 돈을 벌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쯤 지갑 속 외국인등록증 밑에 소중하게 넣어 뒀던 자신의 아내와 딸아이를 다시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을 그는 대박을 터트린 사내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