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박준영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8·15대축전) 개최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많게는 40년 동안 막혔던 한국행이 8·15대축전 참가를 계기로 감격스럽게 열리게 된 해외동포들을 환영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통일연대, 민중연대가 공동주최한 오늘 행사에 참석한 재일본한국민주통일협회(한통련) 등 일본과 유럽동포들은 감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함세웅(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신부는 해외동포들의 고국방문을 환영사를 통해 "어려웠던 시절 우리나라의 인권회복과 독재타도를 위해 애쓰셨던 동포들의 노력에 존경을 보낸다"면서 "해외 동포는 남과 북을 하나가 되도록 맺어주는 주역답게 내일 있을 행사도 잘 치러내자"고 인사를 전했다.

최병모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도 환영의 인사를 건넨 뒤 "자유로운 고국방문은 남북해외로 찢어진 민족이 함께 뭉치는 길"이라면서 "지금까지 그 길을 막았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아무 때나 왕래할 수 있는 조국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김정부 한통련 의장
김정부 한통련 의장 ⓒ 박준영
한편 참석한 해외동포들을 대표해 인사를 전한 김정부 한통련 의장은 "8·15를 남녘땅에서 맞이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일본에 사는 동포들에게 8·15란 분단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본에 있는 동포들은 일제로부터 아직까지 해방되지 못했다"고 재일동포들의 심경을 대변했다. 또한 그는 8·15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오니 "처음으로 광복의 날이 왔구나"라는 말로 재일동포들의 감격을 표현하며 "해외동포들도 굳건한 통일의 주체로써 조국의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결심을 피력했다.

환영행사는 남녘의 환영인사와 해외동포들의 답례인사가 오고감과 함께 각기 준비한 문화공연으로 만남의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다.

반통일 악귀를 몰아내는 굿을 하고 있는 풍물굿패 '신바람'
반통일 악귀를 몰아내는 굿을 하고 있는 풍물굿패 '신바람' ⓒ 박준영
남녘에서는 노래패 꽃다지가 '통일아리랑'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며 수십년간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헌신한 해외동포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풍물굿패 신바람이 풍물로써 통일을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반공의식, 미국의 전쟁책동 등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특히 해외대표단을 대표해 한통련의 오사카지부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공연에서 읽혀진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와 끝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부모를 둔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60만 재일동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양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한통련 오사카 지부에서 준비한 문화공연
한통련 오사카 지부에서 준비한 문화공연 ⓒ 박준영
강제징용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조국의 대한 그리움을 놓지 않은 선조들. 꿈에도 그리던 해방이 되었으나 분단으로 고향길이 막히고 지옥같은 일본땅에서 살아야 했던 선조들. 그리고 고국의 외면과 일본인의 차별 속에서 '조국'을 부정하고 싶었던 사람들. 그러나 조국에서 들려오는 민주화의 함성에서 다시 희망을 찾으며 '조국'을 가슴속에 새기기 시작한 사람들. 그렇게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한 재일동포들의 60년 삶과 투쟁이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와 노래 '타향살이' 속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오고가는 인사와 공연 속에 남녘과 해외동포들은 60년간의 시간 차이를 이렇게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뛰어넘어 얼싸안고 서로를 순식간에 이해하고 있었다.

한편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15대축전에 참가할 해외동포들은 본 행사뿐 아니라 14일 밤 연세대에서 민중연대, 통일연대, 민주노동당이 공동 주최하는 문화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