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림 그리기 주제는 바다 속을 그리는 것입니다. 예쁘게 잘 그려 보세요. 잘 그리는 어린이는 푸짐한 상품도 받아갈 수 있어요."
아이들은 말이 떨어지자마자 미술 실기실에 미리 준비된 도화지, 물감, 크레용 등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그동안 자신들을 가르쳐 주었던 형·누나들한테 배운 그림을 자랑할 수 있는 있는 날이라 그런지 아이들도 사뭇 진지하다.
한 아이가 "선생님, 여기에 색을 칠하는 거예요?"라고 질문을 하자 대학생 선생님은 "색을 더 칠해줘야지... 그래 잘했다"라고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어린이 미술실기대회가 있었던 지난 17일 오전 11시부터 건양대 아트미술봉사단 학생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은 에덴보육원, 논산애육원 등 인근 지역 시설아동 60여명을 학교로 초청, '어린이 미술실기 대회'가 있는 날이다.
지금 방학이지만 '아트애드미술봉사단' 동아리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이들 동아리 학생들은 일 주일에 2회씩 논산, 부여 인근 지역 아동 시설에 나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구슬땀을 흘리며 이번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제5회 어린이 미술실기 대회라는 명칭을 붙이고 이런 행사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이들에게 그림을 통해서 정서 발달과 사람에 대한 정을 느끼게 해 주려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이날 참가한 시설아동들은 지난 2000년부터 학생들이 봉사동아리를 만들어 논산, 부여 등 아동보육시설에 방문해 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어온 아동들이다.
보육시설에서 자라는 아동들은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자라는 아이들과 달리 사람에 대한 정에 굶주려 있어 정서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때문에 이들 봉사단은 학교에서 배운 미술심리치료 기법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그림도 가르쳐 주고, 형·누나 역할도 해 주면서 가족애를 느끼게 해 준다.
김지혜(다중매체미술학과 1학년)씨는 "시설에 있는 아이들 중에는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데 미술지도를 통해 성격도 활발해지고 감수성도 풍부해지는 것을 바라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밝게 웃어 보인다.
한편 지난 5월 학교 축제 기간에 이들 봉사단은 환우들이 편안하게 느끼며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논산정신요양원에 화사한 꽃과 다양한 문양의 벽화를 그려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