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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공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고 있다
오염된 공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고 있다 ⓒ 김훈욱
이 지역에서는 바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연기가 피어 오르면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는데, 그것이 지금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프와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 클랑항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산불로 인한 말레이시아의 연무 피해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지난주 정부가 2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지난 11일 공기오염지수(API) 500 즉 위험수위를 넘어선 항구 도시 클랑과 수도 농수산물 집산지 쿠알라셀랑고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생필품 가게와 병원 및 약국을 제외한 모든 관공서 기업체의 조업이 중단되고 외부 토목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클랑항 지역의 공기 오염지수
정부에서 발표한 클랑항 지역의 공기 오염지수 ⓒ 말레이시아 정부 홍보자료
말레이시아에서 공기오염지수(API) 5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통상 API 지수가 50정도면 아주 맑은 날씨이고 200이 넘으면 해롭다고 하며 300을 넘으면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심각한 대기오염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등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져 8월 11일부터 콸라룸푸르와 클랑지역, 쿠알라셀랑고 지역 8백여 개의 학교가 잠정 휴교에 들어갔으며 문교부 관계자들은 연무현상이 개선되더라도 학교 측 재량에 따라 휴교 일시를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 수능고사인 PMR도 잠정 연기됐으며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호흡기 질환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천식환자의 경우 8.3%에서 150%까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이 비상사태는 8월 12일부터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해소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1주간 해소되었던 연무가 22일부터 다시 몰려온다고 경고하고 있어 지난 고통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을 다시 긴장시키고 있다.

한 시민이 애완견에게도 마스크를 씌우고 외출하고 있다
한 시민이 애완견에게도 마스크를 씌우고 외출하고 있다 ⓒ 김훈욱
연무가 발생하여 하늘을 덮고 있으면 햇빛이 차단되어 비가 내리지 않고 식물의 성장이 더디며 모기나 파리 등이 많아져 전염병이 발생이 잦아진다고 한다. 이런 문제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 진화를 위해 인공강우를 활용키로 하는 등 연무 예방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정부대표가 인도네시아 메단에서 만나 진화에 대한 대책을 숙의 했는데, 화재가 심각한 수마트라 지역 상당수의 개방화재 농장이 말레이시아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말레이시아 정부는 구체적인 농장이름 목록을 요청하는 한편 소방관들을 화재지역으로 급파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비상사태 때는 통행금지는 내리지 않았으나 다시 그런 사태가 온다면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약국, 병원 등 필수 서비스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시설을 잠정 가동중단하고 통금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밝혀 국민들은 다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를 준비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훈욱 기자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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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일반 관광으로 찾기 힘든 관광지, 현지의 풍습과 전통문화 등 여행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생활정보와 현지에서의 사업과 인.허가에 관한 상세 정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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