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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 대통령이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며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표현"이라며 난감한 표정이다.

최근 당 '지역구도 극복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은 유인태 의원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고민에 빠졌다'는 데 공감을 표시한 뒤 "그런 얘기까지는 안하시길 바랐는데…"라고 말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담긴 함의에 대해 "권력구조 문제까지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인 것 같다"며 "대통령과 의회 관계를 설정하는데 있어 권력분점의 방식이 되어야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개헌을 하자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 의원은 "지금부터 개헌 얘기를 하는 것은 이를 수 있는데 지역구조 해소 방안과 함께 고민을 시작해 보자는 취지 아니겠냐"며 "지금의 지역구도와 대통령제 하에서는 누가 정권을 잡아도 국정운영이 안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29% 지지로 대통령 계속할지 고민'이라는 발언에 대해 유 의원은 "YS, DJ 때도 임기 중반에는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그래서 의원 빼가기, 밀실야합 하면서 여소야대 구조를 깨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그동안 언론인과의 대화에서도 아슬아슬한 발언을 해왔는데 어제 생방송 토론회에서만큼은 안하길 바랬는데…"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청와대 참모진 역시 발언 수위를 놓고 노 대통령을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문희상 "야당에 공식 정치협상 제안...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원회를 열어 노 대통령 발언의 진의와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은 "대통령직이라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는 발언만 빼서 보면 위헌 등의 논란을 일으킬 것이 예상돼 난감하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을 현실정치라는 지엽적인 틀에서 해석해서 안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구한말, 해방 이후, 4·19 등 우리 민족이 결정적인 시기마다 분열로 인해 참혹한 결과 맞았다"고 전제한 뒤 "국가 발전의 비약적인 단계에 와 있는 지금, 분열의 문제를 정치과제의 핵심으로 다루자는 호소"라며 "현실정치의 대통령을 넘어 역사의 리더로서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해야 한다"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저는 경상도·전라도 반반 살았다"며 "전라도 사람이 경상도에 30년씩 살아도 저 집은 전라도에서 왔다는 말이 나온다"고 지역주의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장 상중위원은 "부산에서도 떨어져보고, 부산사람으로 대통령이 되었는데도 지역주의 극복이 안되는 판국이나 대통령이 오죽 답답했겠냐"며 "국민통합을 위해 대통령의 권력도 내놓을 수 있다는 호소는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방송토론을 보면서 '아름다운 바보 노무현'의 사즉생의 철학이 절절이 우러나온다는 생각을 했다"며 노 대통령의 통째로 권력을 내놓을 수 있다는 발언은 "지역구도 해소하겠다는 가장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였다. 배 총장은 "이제 한나라당과 일반 국민들이 한국의 정치를 바꾸는데 온몸을 던져온 노무현 정치신념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장은 "오늘부로 한나라당과의 선거구제 개편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정치협상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열린 형태의 여야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의장은 "민노-민주에 대해서도 아울러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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