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이는 글 | 다음은 이기명씨가 노사모와 국민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이다.

한 나라 당의 연정제의 거부는 집권자격 상실이다-하늘이 준 집권기회를 왜 거부하는가

                                이 기 명(국민참여1219 상임고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
완벽한 논리에 탄복을 했다. 일그러진 이 나라 정치사를 분명히 정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언론은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 저게 바로 왜곡이라고 느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의 경축사를 들은 사람이라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언론사의 최고 간부와 나눈 대화다.
나는 오늘 새삼스럽게 언론의 의도적 편파 왜곡보도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내가 아무리 편파 왜곡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정론이라고 주장하고 그렇게 살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냅 둬. 우린 이대로 살다가 죽을껴.”
그래 그렇게 잘 살다가 죽어라.  이렇게 두고 보는 수밖에 없다.
철들면 다행이고...

이제  연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얘기 좀 하자.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있자 아니나 다를까 ‘한 나라 당’을 비롯해 늘 그렇고 그런 언론들은 있는 대로 입을 벌려 떠들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아니라는 것이었다. 찬성이든 반대든 내 맘대로야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반대를 해도 이유가 제대로 있어야 한다.

언론이야 그렇다 치고라도 ‘한 나라 당’의 반대가 영 아니다.
대통령의 연정제안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한 나라 당’의 반대로 뭐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으니 ‘한 나라 당, 도 정부 안에 들어 와서 정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한 나라 당’이 추구하는 정책을 같이 의논하면서 여.야가 격렬하게 싸우지 않는 정치 좀 해 보자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내친 김에 한 마디 더 했는데 ‘한 나라 당’ 이 ‘연정 정도 가지고는 괜히 얽혀 들어서 골치 아프니까 이 참에 아예 권력을 내 놓으라’고 한다면 검토해 보겠다’ 까지 했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기가 찰 말이다.
‘열린 우리 당’ 사람들 중에서는 내 놓고 말은 못해도 정권을 내 놓겠다니 저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고 속으로 끙끙 앓는 사람이 있겠고 ‘한 나라 당’ 사람들 중에서는 대통령이 꼼 수를 쓰는 게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탄핵 때 물인지 불인지도 모르고들 떠 있다가 혼 줄이 난 경험을 되살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머리 속이 제대로 차 있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할 것이다.
도대체 정당의 존재 이유가 뭐냐. 끼리끼리 모여서 고스톱 치는 모임이 아니다. 정권을 차지하고 번듯하게 정치한번 해보자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집단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비록 정책에 집행권한은 없어도 집권당에게 자기 당의 좋은 정책을 국가정책에 반영하도록 여론을 불러일으켜  압력을 가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국민들로 하여금 자기 당에 대한 지지를 높이고 그를 토대로 선거에서 승리를 함으로서 정당의 최종 목표인 집권당이 되는 것이다. 

바로 ‘한 나라 당’에게는 하늘이 기회를 준 것이다.
대통령의 연정제안. 이게 바로 하늘이 뿌려 준 단비가 아닌가.
‘열린 우리 당’에 입당을 해서 입각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한 나라 당’의 장관으로 정부에 들어 와 정치를 하자는 것인데 이거야 말로 호박이 넝쿨 채  굴러들어 온 것이다.  

정부에 들어가서 ‘한 나라 당’이 개발한 각종 좋은 정책들을 제시하고 ‘열린 우리 당’이나 정부에서 내 놓은 정책이 잘못 됐으면 이를 당당하게 시정하고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들에게서 박수를 받으며 정치를 하면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다. 
‘한 나라 당’이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으면 뭘 하나. 
그 정책이 결실을 맺도록 노력을 해야 하고 이번 대통령의 연정제안은 ‘한 나라 당’의 존재를 국민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그 결과로 집권당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집권연습인 것이다. 돈 안 내고 면허 따는 것이다.
학습을 하다가 정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두면 된다. 손해 날 게 뭐가 있는가. 

  정치는 꼼수로 하는 것도 아니고 꼼수로 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멍청인가. 처음엔 통하는 것 같다가도 금방 들통이 나고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한 나라 당’에서는 대통령의 연정제의가 꼼수가 아니냐고 의심을 하는 모양인데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

한 인간이 살아 온 과거를 보면 그 사람이 살아 갈 미래도 보이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온 과거에서 꼼수가 있었다면 지적해 봐라. 
약속한다. 그 사람을 위해 평생 봉사한다.

대통령의 연정제의는 이 나라 정치를 한번 바로 세워 보자는 것이다.
정부에 들어 온 ‘한 나라 당’ 각료가 뛰어 난 역량을 보이고 ‘열린 우리 당’의 각료와 치열하지만 편견 없는 정책토론을 하고 그런 가운데  이 좁은 땅 덩어리를 가르는 지역감정이 순화되고 ‘한 나라 당’과 ‘열린 우리 당’이 그야말로 지역을 볼모로 한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춤이라도 춰야 될 일이 아니겠는가. 

‘한 나라 당’은 연정제의를 받아 드려야 한다.
연정제의를 받아 드리지 않으면 ‘한 나라 당’은 집권의사가 없거나 집권 할 자신이 없다는 비난에 입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한 나라 당’의 박근혜 대표는 “대통령 자리는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노력을 해도 모자는 자리”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다른 것에만 신경 쓰고 지금이라도 반성하면서 민심을 받들어 나가야 한다” 고 했는데 백번 천 번 옳은 말씀이다.
한 가지만 빼고 말이다. 그 한가지란 “할 일은 안하고”다.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 나라꼴이 제대로 된다. 연정 제의는 바로 정치를 잘 해 보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표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재래식 정치에서 벗어나 이제 새로운 정치를 한번 해 보라는 충언이다.
‘한나라 당’의 이한구라는 의원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가 얼른 주워 담은 저급 정치는 ‘한 나라 당’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도 되지 않고 이럴 때 박근혜 대료가 따끔하게 야단을 처야 한다.
‘이한구 의원은 ‘대우그룹’에서 연구소장을 했으면서 대우를 그 꼴로 만들었소 말조심해요’ 이렇게 말이다.

‘열린 우리 당’의 모습을 보면 이 역시 ‘울밑에서 봉선화’ 야다.
처량하다는 것이다. 가엾어서 처량한 것이 아니라 보기 딱해서 처량하다는 말이다. 뒤 구석에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도 중구난방이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는다면 이야말로 더 더구나 처량한 정당이다. 

연정이 자신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머리를 굴리는 모양이지만 이제 잔 머리 굴려서 하는 정치는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나부터 살고 봐야 보자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하겠지만 적어도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라면 자기희생이라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대통령 덕에 의원 뺏지 단 사람들 많은 데 대통령이 잔 머리 굴리지 않는 다는 것도 좀 배워야 하지 않는가.

이 나라 정치가 정상적이 아니고 뒤틀려 있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안다.
도대체 이 지구 어디에 토끼 이마빡만한 땅덩어리가 남북으로 갈리고 거기에 한 쪽은 또 다시 동서로 갈려서 이를 득득 가는 민족이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참으로 개가 다 부끄러울 노릇이다.

박정희라고 하는 불세출의 독재자가 장기 집권을 하면서 지역감정이라는 악의 씨를 이 땅에 뿌리고 이 뿌리에서 자라난 독버섯이 질긴 생명을 유지하고 정치를 개떡같이 만들었다.
거기에 지역감정을 부채질 하는 몇몇 언론들이 토해내는 악취는 정치를 구제불능의 상태로 까지 황폐화시켰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만은 ‘한 나라 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대학출신 대통령이 소망스럽다는 말 같지 않은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구 기득권 세력들의 원초적 불만이다.
정론을 가장해 쏟아놓는 왜곡 편파의 부채질과 이를 받아 마치 세상이 금방 뒤집히기나 할 것처럼 게거품을 무는 보수기득권 세력들.
이들의 왜곡과 이기적 불만에 참여정부가 계속해서 흔들린다면 참여정부는 자격상실이다. 희망포기다. 

영합과 타협은 번지수가 틀리다.
타협은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그러나 영합은 아부와 굴종이다.
부상당한 독수리가 오랜 기간 치료를 받는 동안 순치되어 자신의 야성을 상실했다. 날지를 않는 것이다. 도둑을 보고 짖지 않는 개는 이미 개가 아니듯이 야성을 상실한 독수리는 이미 독수리가 아니다.
정론을 포기한 언론이 과연 언론인가. 언론이되 사이비 언론이다.
가짜다. 

오랜 동안 독재에 순치됐던 우리들.
전두환을 민족의 태양이라고 찬양하던 언론을 정론이라고 생각했던 일부 국민들의 사고는 다양한 민주적 사고의 지도자를 나약한 지도자로 착각을 하고 있다.

국민을 통치하기에 더 없이 편리하고 힘도 들지 않는 권력기관의 장악을 포기한 참여정부를 무능한 정권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국민과 미숙성 정치인들. 만약 그들에게 과거 중앙정보부의 감시망과 정권의 수족임을 자임한 경찰과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의 눈치 밑에서 무사안일 했던 검찰, 약자에게는 무지하게 강하고 강자하게 더 없이 순한 양이었던 국세청이 거들먹거리던 시대로 되돌아가라고 한다면 얼씨구나 할 것인가.
대통령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독재자라고 아우성 칠 것이다. 

이제 철 좀 들어야 한다. 기득권 세력이라고 해 봐야 얼마나 되는 것일까. 자신들이 잃어버릴까 걱정이 태산 같은 기득권이라고 해 봐야 얼마나 될 것인가.

사람이 백년을 사나 천년을 사나. 
손가락질과 욕하는 소리에 뒤통수가 간질간질 하면서도 몇 푼짜리 기득권을 버리지 못해 욕을 삼태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요구한다.

세상은 누가 뭐라고 해도 변한다. 세상은 그래도 좋게 변한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자신이 변하는 게 좋다.

무주에서 열린 단합대회에서 이른바 보수언론의 중견기자와 단둘이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김 기자. 20년 쯤 후에 김 기자의 아들이 오늘의 김 기자가 쓴 기사를 읽는다면 아버지 김 기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한 동안 말이 없었고 이윽고 무겁게 입을 연 김 기자.
“저는 조직의 한 사람입니다.”
오늘의 연정론을 김 기자는 어떻게 쓸 것인가. 역시 조직의 한사람이라는 편리한 대답을 할 것인가. 치열한 자기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시류에 편승한 언론과 자신들이 정치를 이끌어 간다는 오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부언론. 
그러나 잘못 생각한 것이다. 백년 천년 가는 존경받는 언론이기를 원한다면 
정론으로 승부해야 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한다.
언론의 영원한 생명력은 국민으로부터의 존경과 신뢰에서 나온다.

                             2005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