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가 어디 대구에 살겠습니까. 사고가 났다하면 대구니…."
대구시민들은 연이은 대형 사건에 이어 지난 2일 수성시티월드 사우나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발생한 수성시티월드 사우나 폭발사고로 인한 사망사고는 사고 이틀째인 3일 오후 현재 사망 5명·부상자 48명 등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5년 4월 상인동 대구지하철 1호선 제1~2구간 공사장에서 가스가 누출해 폭발, 2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어 지난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사에서 50대 남자가 방화를 내 지하철 차량 2대가 전소하면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당하는 참화가 이어졌다.
거기다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참화와 충격이 채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다중이 이용하는 사우나에서도 참화가 이어져 시민들의 충격은 더한 셈이다.
이런 참화가 이어지면서 대구가 '재난 도시의 오명을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우나 폭발사고가 난 수성구청의 한 공무원은 "대형 사고가 계속 이어지니깐 주변에서는 대구가 풍수지리적으로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다"면서 "대구가 불안한 도시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에서 빈번히 이어지고 있는 참화와 관련, 안전문제에 대한 대구시 등 행정기관과 지역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에서 비롯된다는 시각도 있다.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참사 이후 지하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하철의 안전문제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못한 상태. 그 와중에 이달 말 개통 예정으로 시범운행 중이던 대구지하철 2호선 구간에서 최근 화재사건이 일어나 시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것도 일례이다.
특히 사우나 폭발사고의 경우 아직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시각이 커 행정당국의 책임소재 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주부 이아무개(34)씨는 "유독 대구에서만 사고가 빈번하고 피해도 심각한 것은 결국 대구시와 행정기관의 안전 불감증이나 대응력 부재도 원인이 아니겠냐"면서 "사고날 때만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하지 눈에 띄는 것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논란이 됐던 특정 정당 일색의 지역 정치구도로 인한 견제 및 대안세력 부재도 잇따른 참사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빈번한 대형참사를 겪는 대구의 '답답함'이 정치적인 해석까지 낳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