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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엔 금연 딱지가 크게 붙여져야 하지만 눈씻고 쳐다봐도 찾을 수 없다. 담배를 파는 세상이니 할말이 없다. 이게 엽기 아니고 뭔가.
주유소엔 금연 딱지가 크게 붙여져야 하지만 눈씻고 쳐다봐도 찾을 수 없다. 담배를 파는 세상이니 할말이 없다. 이게 엽기 아니고 뭔가. ⓒ 김규환
지난 기사('아직도 약국에서 담배를 팔아?')에서 약국에서 담배를 파는 데 대해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국민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할 약국에서 아직도 버젓이 담배를 파는 행위 자체가 내겐 엽기다. 가소롭고 화가 난다.

첫째도 '국민건강!', 둘째도 '국민건강!'을 앞세우는 보건복지부도 소급적용하기 어렵다며 당장 약국에서 담배판매 행위를 금지시킬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담배세로 지방정부를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값을 더 올려 담배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현 정부 정책도 가히 엽기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왜 대한민국 정부는 국내에서 담배 재배와 생산, 그리고 유통 판매를 금지시키지 않는가 말이다.

국민건강을 기치로 세웠다면 마땅히 우리 땅에선 더 이상 담배로 인한 질병이나 해악을 좌시할 수 없으니 싱가포르에서 껌을 전면 금지시킨 것처럼 하는 게 오히려 흡연자 개인의 선택권-행복추구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값을 올려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나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과감히 담배를 끊을 각오가 돼 있다.

서민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고도 모자라 벌건 대낮에 뜯어가는 속 보이는 짓을 중단하라. 뭐니 뭐니 해도 근본적인 대안은 담배를 가까이 접할 수 없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을 직시하여야 한다. 병 주고 약 주는 데 정부도 동조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고 뭔가.

이런 엽기를 넘어 화약고가 우리 근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애당초 허용하지 말아야 할 일을 서슴지 않는 집단이 있다. 심심찮게 주유소에 담배를 판매한다는 간판이 들어서 있음에 불안해서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다.

그것도 우리 집에서 1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왜? 왜 주유소에서 담배를 파는가? 주유소는 기름을 팔면 된다. 주유소에 설령 담배를 팔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민 안전을 위해 마땅히 물려야 제정신이 들었다 할 것이다.

당국도 현행 법체계상 불가피하다는 핑계만 댈 게 아니라 사회협약 차원에서 판매를 금지하여야 한다. 누구라도 실수로 불 한번 잘못 그으면 주유소 재산뿐만 아니라 애꿎은 생명을 앗아갈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도 국민 생명을 볼모로 담배세를 거두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얼마 전 보문역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아주머니 치맛자락이 걸렸는데 1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옷을 자르면 어떠냐고 했더니 비싸서 안 된다고 했다. 만약 출근 시간이었으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다.
얼마 전 보문역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아주머니 치맛자락이 걸렸는데 1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옷을 자르면 어떠냐고 했더니 비싸서 안 된다고 했다. 만약 출근 시간이었으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다. ⓒ 김규환
아! 정말이지 불안해서 못 살겠다. 이민 조건이 된다면 외국으로 가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도 내 맘 같지 않으니 사고 없는 산골짜기로 낙향이나 서둘러야 하는가.

왜 자꾸 살아보겠다는 사람을 밀어내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희망 사회였다가 절망이 꿈틀거리는 이 나라는 간단히 '역동적이다'는 말로 재단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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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은 서울생활을 접고 빨치산의 고장-화순에서 '백아산의 메아리'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6, 70년대 고향 이야기와 삶의 뿌리를 캐는 글을 쓰다가 2006년 귀향하고 말았지요. 200가지 산나물을 깊은 산속에 자연 그대로 심어 산나물 천지 <산채원>을 만들고 있답니다.도시 이웃과 나누려 합니다. cafe.daum.net/sanchaewon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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