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맥아더 동상 철거=한반도 적화 바라는 것"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2일 오전 당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정부는 법, 질서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을 뒤흔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며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한 단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또 박 대표는 "맥아더 동상은 6·25 전쟁 이후 시민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성금을 모아 건립한 것"이라며 "6·25 때 우방국이 달려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우리나라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를 두고 '한반도의 적화를 바라는 움직임이 아니냐'며 원색적인 성토를 쏟았다.
강 원내대표는 "한반도가 전부 적화가 되기 일보 직전에 유엔군이 인천 상륙작전을 한 것"이라며 "맥아더 원수의 동상을 철거하자는 것은 결국 한반도 전체의 적화를 바란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이들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너무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 원내대표는 "여권에서 자꾸 국가보안법을 송두리째 폐지하자거나 강정구 교수의 (6·25 전쟁은 '통일 내전') 발언에 대해 정부가 철저하게 대처를 못해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강경대응을 압박했다.
두 대표에 이어 주요 당직자와 최고위원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6·25 당시 유엔 참전국 용사 4만 3천명이 사망했고 수십만명이 부상으로 장애인이 됐다"며 "오는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유엔 참전국 정상들의 방문을 앞두고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국가 체면이 뭐가 되느냐"고 비난했다.
또 김 사무총장은 "공권력에 도전하는 사건의 용공 세력 배후자들을 색출해 엄중처벌 해야 한다"며 '색깔공세'를 펴기도 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이렇게 가다가는 자유 민주주의가 보전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까지 든다"고 우려했다.
[우리당] "맥아더 재평가 시도해야"
반면 열린우리당은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에 일면 수긍하면서 맥아더 재평가 작업을 주장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분들의 민족적 순수성을 깊이 평가한다"며 "수구세력이 맥아더 동상 문제를 두고 결속해 반기를 드는 것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상중위원은 "맥아더에 대한 학문적 논의와 재평가를 시도해야 한다"며 "학계와 지자체 등이 맥아더의 공과를 따지는 토론회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또 장 상중위원은 "맥아더 동상 문제로 더 이상 충돌과 갈등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문제가 남북화해와 통일정책에 차질을 빚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 한미 우호 관계에 도움 안돼"
한편, 청와대는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를 두고 한미 우호관계에 해가 되는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일일 현안점검회의를 통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운동이 폭력사태로까지 비화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런 불법적인 동상철거 시도는 한미간의 우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우리 사회의 성숙된 역사의식에도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청와대는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