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달(59) 한나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확정됨에 따라 대구 동구을이 10·26 국회의원 재선거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 의원은 17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03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 산악회 등 사조직을 만들어 선거구민을 상대로 11차례 선심관광을 시키고 활동비 49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5일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하므로써 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당간 선거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노당 "한나라당 사과해야"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이연재)은 이날 오후 4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을 재선거 대응방안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우선 "지난 총선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약속은 4·30 재선거와 박 의원 판결로 거짓임이 밝혀졌다"면서 "한나라당은 책임있는 제1야당으로서 불법을 자행한 후보를 공천한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는 동구을 재선거는 무능한 노무현 정권을 평가하는 선거이자 무책임한 제1야당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면서 "지역 의제를 중심으로 정책중심 선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기자회견에 이어 선거대책위원회와 선거대책본부를 조속히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동구을 지역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방식으로 10·26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선거공고와 후보자 신청 접수를 받은 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선거기간을 거쳐 27일 선출대회에서 후보자를 공식 확정한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는 최근돈(44) 동구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물밑 준비해온 열린우리당, 이강철 수석 공천 가능성 높아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위원장 김태일)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체제로 전환한다.
이미 열린우리당은 물밑에서 3~4개월 전부터 동구을 지역에서 상주까지하면서 기초적인 데이터를 준비하고 조직 정비작업을 벌여오고 있었다. 또 전략기획단을 내부적으로 꾸리면서 선거채비를 단단히 해온 상황.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말자 후보자 공천접수를 받고 빠르면 9월말이나 늦어도 내달 초까지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이 수석. 박 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거론되면서부터 이 수석에 대한 하마평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 수석은 "고등학교 선배인 박 의원이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 의사를 밝힐 수 없다"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수석은 지난달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주위에서 출마를 하라는 권유들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출마 분위기가 더 무르익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 수석은 지난 총선에서 인근 지역인 동구갑 선거구에서 패배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상황과 이 수석이 현 정권의 실세라는 이유로 지역발전을 기대하는 민심을 아우르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속내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경선 절차는 가져가되 전략공천도 내다보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겸허히 수용... 깨끗한 후보 내겠다"
한편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안택수)도 15일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오는 재선거에서 지역민들이 원하는 참심하고 깨끗한 후보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15~16명선. 하지만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경선보다는 중앙당 차원의 공천전략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오는 20일부터 후보자 공천신청을 받고 오는 28일까지 후보자를 확정한다는 일정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