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부 시작과 함께 다섯 명 아이들이 종알종알 외우는 대사를 들으며 나는 한없이 행복해 집니다. 첫 날은 두 명만 외워서 별 두개를 따갔는데 오늘은 나머지 세 명도 다 외워서 별 한개씩을 따갔습니다.
"왜 오늘은 별이 한 개 뿐이에요?"
"하루 늦게 외운 사람하고 약속한 날짜에 해온 사람하고 같으면 안 되지."
"예, 선생님."
아이들이 다 외운 걸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동극을 해 보면 좋겠다고. 아이들도 대 찬성입니다. 책을 많이 읽은 나라는 대본을 쓰겠다며 즐거워 하고 아이들은 소품을 만든다며 나를 조릅니다. 그래서 오늘 즐거운 시간에 소품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까만 표지로 머리 띠를 만들고 등장 인물을 만들어 붙여서 찍찍이로 머리 치수에 맞게 붙이니 훌륭한 연극 자료가 완성되었습니다.
대본을 쓰던 나라는 원본을 바꾸어서 등장 인물의 수도 늘리고 대사까지 더 집어 넣어가며 재미있어 합니다.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한 발만 앞서 나가면 곧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지요. 좀 더 창의적이고 즐거운 학습이 되니까요. 열심히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2학년 나라와 고문 역할을 하는 선생님의 지도 조언, 아이들이 함께 만든 소품으로 동극을 꾸며 전교생 앞에서 공연을 할 거랍니다. 쉬는 틈만 생기면 원본을 약간 고쳐 쓴 대본을 놓고 자기들끼리 분장 도구를 만들고 연습하는 것을 옆에서 도와 주면서 참 대견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 주는 일, 그 책에 퐁당 빠지게 해서 책이란 참 좋은 친구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일은 참 중요합니다. 특히 이제 막 글눈을 뜬 우리 1학년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내일은 한 달에 한 번 쉬는 토요 휴업일. 서로 의논해서 만든 대본을 들고 배우가 되어 집안을 맴돌 것입니다. 월요일에는 1차로 유치원 동생들 앞에서 공연을 하여 자신감을 얻고, 잘 안 되는 부분은 고쳐서 다시 연습할 꼬마 연기자와 연극 배우들의 모습이 무척 기다려진답니다.
덧붙이는 글 | 글눈을 막 뜬 우리 반 1학년 아이들이 창작 동화를 외워서 동극을 준비하는 멋진 장면을 공개합니다. 아름다운 책과 사랑에 빠진 우리 아이들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