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27일 밤 11시 30분]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27일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이 1800억원 규모의 현금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 의원은 이날 서울고검ㆍ서울지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2004년 3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임창욱 대상 회장의 의심스런 현금거래 1800억원을 포착해 대검에 통보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대검은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앞서<오마이뉴스>는 지난 6월 "임창욱 회장, '또 다른 비자금' 951억 의혹"이라는 기사에서 FIU가 대검에 낸 '특정금융 거래정보보고서'를 근거로 당시 임창욱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거액의 자금을 계좌이체나 자기앞수표로 입출금하지 아니하고 현금으로 입출금"했다며 "대상그룹 계열사의 분식회계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권 등에 뇌물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의 질의에 대해 안대희 서울고검장은 "금융정보분석원은 구체적 혐의없이 단순 거액 거래 내역을 통보한 것"이라며 "정치자금 제공 의심이 있다고 해서 대검 중수부 1과에서 내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안 고검장은 이어 "그러나 당사자와 관계자를 조사해보니 현금 입출입이 아니라 주식거래를 위한 계좌이체였다"며 "그 돈을 정치자금이라고 판단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안 고검장은 또 "2002년도 자금세탁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거액 예금주에 대해서는 계좌이체를 현금으로 처리한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당시 대검 중수부는 "현금이 아니라 피내사자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및 경영권을 매도하거나 피내사자의 자금으로 거래하는 증권계좌를 통하여 주식매입·매도대금을 이체한 것"이라며 무혐의 내사종결 처리했다.
그러나 노 의원은 "하나은행에게 있어 임창욱은 대단한 VIP고객인데 '현금거래'인지 '계좌이체'인지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이런 고객을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행이라고 하지만 금융정보분석원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안 고검장은 "실제 수사를 해보면 그런 사례가 많이 나온다"며 "금융정보분석원 보고서가 정치자금과 연결된 것이 거의 없어서 2004년에는 85%, 2003년에는 68%를 내사종결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