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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과학이야기>는 환경과 과학에 대한 시사성 주제를 초등학생도 알기 쉽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4단계로 주제를 파고들어가는 점에서 돋보인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이나 상식에 관한 '왜 그럴까?' 류의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조차 그런 책들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백과사전 식의 방대한 양과 어려운 설명이 때문 아닐까 싶다. 과학 관련 책들은 시큰둥 별 관심이 없던 우리 아이도 <꼬물꼬물 과학이야기>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어서 엄마도 흡족해진다.
이 책은 환경, 생물, 하늘이란 세 개의 대주제로 나뉘어져 있고 각 대주제마다 시사성이 있는 소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 도입부에 만화를 넣고 그것에 대한 설명을 4단계로 난이도를 달리해 원리부터 결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환경 부분의 소주제를 보면 '몰디브가 소의 방귀 때문에 가라앉는다', '햄버거를 먹을 때마다 사막이 늘어난다', '된장찌개의 맛은 무역풍이 결정한다', '자외선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게 러시아의 마피아 때문이다', '한류 열풍은 맨틀 때문에 더 세진 것이다'. 생물부분의 소주제는 '천성산 도룡뇽이 인류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 '포도주 전쟁이 화산 폭발 때문에 일어났다', '슈퍼맨을 DNA가 구한다', '신부님과 스님이 삼보일배하는 건 달 덕분이다'
하늘 부분의 소주제는 '100년 만의 폭설이 태백산맥 때문이다', '내장산 단풍은 수소폭탄이 만들었다', '빼빼로데이가 생긴 건 태양 때문이다', '인류가 살아가는 건 목성의 중력덕분이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제목부터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햄버거를 먹을 때마다 사막이 늘어난다'는 소주제를 예로 들자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성인병이 생기고, 종이로 만든 콜라컵 등 일회용 용기를 많이 사용하므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정도는 알고 있지만, '사막이 늘어난다는 단정'에 대해서는 눈이 똥그래지며 '왜?' 하며 호기심을 갖는다.
첫 번째 꼬리는 햄버거는 어떤 음식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과 역사가 나오고 2002년 미국에서 있었던 '햄버거 소송'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주 원료인 '소고기를 값싸게 공급하기 위해' 수많은 나무들을 베어낸다고 하며 '대체 햄버거와 나무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궁금증을 가지고 두 번째 꼬리로 넘어가보자. '햄버거 때문에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제목이 나온다. 열대우림의 나무를 베어내고 햄버거의 원료인 소의 먹이로 쓰이는 '카사바'라는 식물을 대량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해 준다. 카사바의 열매인 타피오카는 열량이 아주 높아 대량생산을 위한 가축 사료의 주원료가 된다고 한다.
카사바는 땅의 양분을 지나치게 빨리 흡수하기 때문에 땅이 황폐해지므로 돌려짓기를 해야 하는데, 열대 우림 지역의 가난한 원주민들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나무와 풀을 모조리 베고 카사바를 재배한다. 열대우림은 모두가 알고 있듯 지구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보물창고로, 열대우림이 사라진다면 1시간에 6종, 하루에 144종, 1년에 5만 종 이상의 생물이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20세기 초만 해도 열대우림은 지구 표면의 16%였는데 현재는 6~7%로 줄었다고 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을 가지고 세 번째 꼬리로 넘어가면 '열대우림이 파괴되면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는 제목이 나온다. 열대우림은 지구에 필요한 산소를 생산하고,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열대우림의 나무 한 그루는 일생 동안 6300명의 사람이 일 년 동안 먹을 수 있는 물을 생산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을 대기에 공급하고 있는 나무가 없어지면 구름이 적어지게 되고, 지구를 덮어주는 구름의 면적이 줄어들어 점점 더 많은 양의 태양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게 되어 날씨가 건조해지므로 사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음~ 그래서 사막이야기가 나왔구나!' 하면서 네 번째 꼬리로 넘어가면 '지구 온난화로 사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제목이 나온다.
'기아 돕기 캠페인'의 포스터나나 영상물을 보면 두 눈이 퀭 하니 마른 어린아이들을 볼 수 있다. 주로 에티오피아나 나이지리아 등의 아이들인데, 이 나라들은 20세기 초만 해도 국토의 절반이 나무로 울창했으나 지금은 바위투성이의 뜨거운 사막의 나라로 변했다. 또한 아프리카 뿐 아니라 선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최대 곡창지인 아이오와주는 2020년이 되면 경작지의 40%가 사막처럼 벌거숭이 땅이 될 거라고 한다.
에디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중남미는 남아 있는 농토의 대부분을 가축사료의 원료를 재배하는데 사용되어 소수의 토지소유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매일 수천 명의 사람이 굶어 죽고 있는 실정이다. '햄버거 커넥션'이라는 멕시코의 환경운동에 대한 설명도 간략히 나온다. 이쯤 되면 우리 아이들은 햄버거와 사막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되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 한 장을 넘기면 '꼬물꼬물 박사의 마무리'가 나온다. 다시 한 번 햄버거와 사막화에 대해 정리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져 스스로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몇 년 전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 <슈퍼사이즈 미>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아이들의 눈으로 차근차근 문제와 원인을 짚어가며 설명해주는 이 책을 읽히면 굳이 환경오염에 대한 목청을 높이지 않고도 아이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체득하게 될 것이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시켜 줄 수 있어 여러 모로 유익한 책이라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도서명 : 꼬물꼬물 과학이야기
지은이 : 손영운 글, 권윤주 그림
출판사 : 뜨인돌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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