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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낙조인 꽃지 해변의 낙조
우리나라 3대 낙조인 꽃지 해변의 낙조 ⓒ 편완범
변산의 채석강, 강화도의 석모도에 이어 우리나라 3대낙조로 이름난 ‘꽃지해변의 낙조’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는 신비로운 정경이다. 한폭의 동양화 같은 아름다운 자태의 하늘 사이로 할미‧할아비바위의 기를 흠뻑 몰아 온 천지를 불태우며 수평선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그 황홀함은 글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언제나 시린 몸을 바닷물에 담그고 서있는 비련의 주인공 할미‧할아비바위의 장중한 풍광의 낙조는 언제나 보는 사람의 가슴을 뒤흔든다.

나는 마음이 허(虛)하면 꽃지해변의 낙조를 보러 바닷가로 달려간다. 노을이 타는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다보고 있다가 태양이 바다 속으로 빠져들면 ‘휴…’하고 한숨을 내쉬면 꼬였던 마음이 스르르 진정이 된다.

낙조 뿐만 아니라 안면도의 천수만쪽 ‘안면암(安眠庵)의 일몰’ 광경도 일품이다. 천수만 건너편 오서산 쪽에서 뜨는 해를 보고 하루를 ‘백사장 대하축제장’ 이나 안면도 끝자락 영목 항에서 하루를 즐기고 꽃지공원 갯가에서 낙조를 보고 저녁나절에 길을 나서도 전국 어디든 돌아갈 수 있다.

천상병 생가를 복원해 놓은 귀천재 펜션
천상병 생가를 복원해 놓은 귀천재 펜션 ⓒ 편완범
하루를 묵어갈 작정이면 안면도에는 테마가 있는 펜션이 즐비하다. 풀장이 있는 ‘바람아래’펜션, 천상병 시인의 생가를 옮겨 놓은 ‘귀천재’펜션, 그림을 좋아하면 ‘갤러리 천수만’도 있다. 소나무 숲이든 바닷가든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골라잡을 수 있는 펜션 마을이 많다

한국의 10대 아름다운 거리 안면도 해안도로
한국의 10대 아름다운 거리 안면도 해안도로 ⓒ 편완범
안면도는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이다. 오이처럼 기다란 태안반도를 가로질러 만든 운하 때문에 섬으로 바뀌었다. 안면도의 운하는 수에즈 운하보다도 220년이나 앞선 조선시대에 뚫었다.

안면도에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나와 천수만의 A, B지구 4차선 도로를 끝까지 달려와 안면도 표지판을 따르면 된다. 안면도에 들어갈 때는 중앙도로 77번 국도를 이용하고, 나갈 때는 해안도로로 간다면 저녁 무렵의 아름다운 해변풍광을 보면서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다.

안면도의 해안도로는 건설교통부가 뽑은 ‘아름다운 10대 거리’ 중의 하나이다. 소나무 숲길과 해변이 어우러져 가슴을 트이게 한다.

처음 만나는 뭍사람에게는 ‘안면도에는 와 보셨나요?’하고 묻는 게 내 나름의 첫인사법이다. 만약 ‘안면도가 어디 있던가요?’라고 엉뚱한 반문을 하거나, ‘아직 못 가봤는데요’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실례지만 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농담을 건다. 그리고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안면도에 가보시지 않으셨으면 죽어서도 염라국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라고 부언한다.

‘안면도!’ 안면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누구나 한번은 와 봐야 할 섬이라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 안면송(安眠松)! 안면송의 소나무 숲이 너무 좋고,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 은빛 모래톱이 너무나 좋다. 거기다 비련(悲戀)의 전설어린 꽃지해변의 할미‧할아비바위의 풍광은 천하절경이다.

꽃지 해변에 잠긴 할미 할아비바위
꽃지 해변에 잠긴 할미 할아비바위 ⓒ 편완범
내가 어린 시절에는 해수욕장 해변마다 높은 모래언덕(사구=砂丘)이 있어 그 위에서 미끄럼타기 놀이를 하였다. 그 모래언덕 위로는 폭이 30여m 이상 되는 해당화 꽃밭이 해안에 쫙 갈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낱 추억일 뿐 그 옛날 모래언덕은 한국유리의 유리원료로 거의 사라졌다.

태안군에는 31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그 가운데 12개 해수욕장이 안면도에 있다. 순서대로 적어보면 백사장‧ 삼봉‧ 기지포‧ 안면‧ 두여‧ 밧개(밭개)‧ 방포‧ 꽃지‧ 샛별 ‧ 장삼‧ 장돌‧ 바람아래 등이다. 따라서 안면도의 서해 쪽 해변은 모두 해수욕장인 셈이다.

하루에 2번 육지와 길이 열리는 할미‧할아비바위
하루에 2번 육지와 길이 열리는 할미‧할아비바위 ⓒ 편완범
꽃지해변의 할미‧할아비바위는 하루에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바다가 갈라져 육지와 연결되는 길이 말 잔등처럼 드러난다. 나는 이런 아름다운 내 고향을 못 잊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30여년 만인 5년 전에 귀향했다.

아! 아름다운 안면도에 한 번쯤 들러보세요.

덧붙이는 글 | 단독취재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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