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충남 아산) 국회의원이 자신이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을 이행하지 않아 '거짓말쟁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의원은 지난 4·30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교육분야 공약으로, 당선될 경우 자신의 세비 중 20∼30%를 관내 학교 도서구입비 및 과학기자재 구입에 지원하겠다고 내세웠었다.
그런데 확인 결과 당선 이후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지역민들로부터 유권자를 우롱한 처사라며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 본 결과 이같은 공약은 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공약은 내가 직접 개발했었지만 선거법 규정까지 검토하지 못하고 만들다보니 이런 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의원께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씀하셨지만 아직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궁핍한 변명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럼 기금은 적립돼 있냐"는 질문에 "돈 쓸데가 많아서 적립해 놓지는 못한 상태"라고 말하는 등 애초부터 공약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던 것을 가늠케 했다.
이 의원의 본봉은 월 300만원 정도로, 약속대로라면 월 60만원씩 현재까지 적어도 240만원 정도가 적립돼 있어야 한다.
이 의원측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아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자선단체, 또는 구호단체를 통해 전달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 의원측의 해명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시민들의 경우에도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비난을 쏟았다.
시민 오모(39·신정동)씨는 "이 의원이 자신의 이름만 밝히지 않는다면 장학회 등 교육기금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 의원측의 변명은 '변명을 위한 변명'"이라고 '선거용 공약'임을 강조하며 "당선을 위해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시민 이모(39·온천동)씨도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꼭 고속도로만을 타야하냐"며 "목적지로 가기 위한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민을 우습게 보고, 우롱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성토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10월11일자 게재. 박성규 기자는 <충남시사신문> 기자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