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 그릇
비움의 계절에 서서
비워야 할 것들에게 기도하는 아침
아직도 다 채우지 못한 그릇을
담을 것도 없는 내 얇은 접시를
부끄럽게 내밉니다.
알밤들이 톡톡 튀며
다 채운 그릇을 자랑할 때마다
후박나무 커다란 잎새에
붉은 기둥 하나씩 매달고 자랑할 때도
내 작은 주머니가 헐렁하여
자꾸만 더 일해야 한다고 떼를 씁니다.
-장옥순 지음-
덧붙이는 글 | 시를 짝사랑합니다. 혼자서 끝없이 사랑할 수 있으니 짝사랑만큼 아름다운 일이 없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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