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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선거사무관계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5명의 후보(왼쪽부터 무소속 이태희,  민주당 이상윤, 한나라당 정진섭, 열린우리당 이종상, 민주노동당 최종원)들이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잡고 있다. 무소속 홍사덕 후보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12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선거사무관계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5명의 후보(왼쪽부터 무소속 이태희, 민주당 이상윤, 한나라당 정진섭, 열린우리당 이종상, 민주노동당 최종원)들이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잡고 있다. 무소속 홍사덕 후보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 연합뉴스 신영근

10·26 재선거를 6일 앞둔 20일 현재, 경기도 광주는 이번 재선거 4곳 중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과열되고 있다. 범한나라당 지지 세력이 60% 이상이라는 이 지역에 국회부의장과 한나라당 원내총무를 지낸 5선 의원출신의 홍사덕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구의 전 주인격인 박혁규 전 한나라당 의원이 수뢰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실시되는 재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홍 후보가 나서지 않았을 경우 한나라당이 독주하는 선거가 됐을 것이라는 데 각 후보들은 이견이 없다. 그러나 홍 후보가 출마하면서 정진섭 후보와 홍 후보간의 '혈투'가 예상된다.

이 지역에서 출마한 인사는 기호1번 열린우리당 이종상 후보, 기호 2번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 기호3번 민주당 이상윤 후보, 기호4번 민주노동당 최종원 후보, 기호 6번 무소속 이태희 후보, 기호 7번 무소속 홍사덕 후보이다. 기호 5번인 자민련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한나라당 정진섭(오른쪽)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대표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한나라당 정진섭(오른쪽)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대표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영근
[박근혜를 잡아라] 정진섭-홍사덕, 박대표와의 친분 과시

정 후보와 홍 후보 모두 한나라당 및 박 대표와의 관계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정 후보의 선거홍보물은 "한나라당 후보는 정진섭입니다!"라는 문구 아래 박근혜 대표의 큰 사진을 실었다. 홍 후보도 '한나라당에 꼭 필요한 사람이 누구입니까'라는 제목의 선거 홍보물 중간에 홍 후보와 박 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을 실었다.

"홍 후보의 기세는 이미 꺾였고 여러 지지도 조사에서도 오차범위를 넘어섰으며, 곧 차이를 10% 이상 벌리겠다"는 것이 정 후보측의 계산이다.

정진섭 후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무소속 후보(홍사덕)와 1·2위 싸움을 하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돌파했다"며 "무소속과 표분산이 될 경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에 실패한다는 점을 적극 알려서 조만간 10% 이상 격차를 벌리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1·2위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열린우리당이 치고 올라오지 못한다"며 "열린우리당과 무소속 후보의 순위가 바뀌는 순간 열린우리당과 차이가 확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홍 후보가 '기호 7번 한나라당 후보'라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에 현혹됐던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돌아오고 있으나, 조금 느린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구도로 가야 하는데, 열린우리당이 당을 희석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 구도 형성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탤런트 김을동씨와 김씨의 아들인 탤런트 송일국씨의 지원을 받고 있는 홍사덕 후보는 "신뢰도가 낮은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이 아니라 '한길리서치' 등 믿을만한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 않느냐"며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고 자신했다.

진짜 한나라당 후보가 누구인가하는 진실게임에서 식자층의 의견이 '아래'로 침투하고 있으며, 광주시가 안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는 힘 있는 정치인이라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당선 뒤 당 복귀‘에 대해서는 "내가 당선돼도 복당은 안 된다는 사람들은 박근혜 대표가 탈당했다가 복당할 때 펄펄뛰었던 바로 그 멤버들"이라며, 복귀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홍 후보측 관계자는 "박 대표가 상주해도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의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쪽에서는 정 후보가 홍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대표가 광주의 한 재래시장을 돌자 무소속 홍사덕 후보의 지지자들이 박 대표를 향한 호소문을 들어보이며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 국회의원 재선거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대표가 광주의 한 재래시장을 돌자 무소속 홍사덕 후보의 지지자들이 박 대표를 향한 호소문을 들어보이며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신영근
[호남층을 잡아라] 우리-민주, "여론조사 개의치 않겠다"

애초 한 집안이었던 우리당과 민주당 모두 "이 곳은 출구조사도 틀렸는데 사전 여론조사가 맞겠느냐"며 여론조사 결과에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다. 16대 총선때 당시 민주당의 문학진 의원이 3표차로 졌음에도 여론조사에서는 10%정도 이기고 있었다는 것. 또 우리당과 민주당은 서로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표를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17대 총선에서 560여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던 이종상 후보는 바닥을 기고 있는 당 지지도가 최대난제다.

열린우리당 쪽은 "전체 유권자 15만 6천여명중 4만5천명 안팎이 투표하게 될 것으로 보는데, 우리당원 5천명이 열심히 뛰면 최소 1만5천표는 가능하다"며 "민주당이 호남표를 잠식하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지만, 기존 민주당 조직을 대부분 넘겨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종상 후보는 "한나라당 의원과 시장이 연달아 구속되면서 광주가 최근 몇 년 동안 부패의 도시로 낙인이 찍혔는데 이 불명예를 씻어낼 깨끗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시민들이 광주를 옭죄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낼 힘있는 여당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광주 토박이 후보는 이상윤 후보밖에 없다는 것이 받아들여지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인기가 바닥"며 "홍사덕 후보가 계속 선전하면, 우리가 23% 이상 지지를 얻어 당선이 가능하다"는 분석하고 있다.

이상윤 후보는 "나와 한나라당의 싸움"이라며 "외지에서 온 분들이 이곳 정서를 대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윤 후보는 이번이 세번째 출마로 인지도가 높다.

최종원 민주노동당 후보는 "최근 5년 동안 급속히 인구가 늘고 도시화되면서 개발이윤을 둘러싼 비리, 환경파괴를 전제로 한 난개발, 주민 동의 없는 개발로 인한 민원발생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새정치세력에 대한 갈망과 구세력에 대한 반발로 민주노동당이 적지 않은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한나라당 후보끼리 싸우고 열린우리당이 쇠락하면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표가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말했다.

세 당 모두 "한나라당 소속 시장과 의원이 모두 구속됐고 그 때문에 선거를 하는데도 반성이나, 사과 한 마디 없이 후보를 내고 당 대표까지 와서 표를 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상윤 후보 지원에 나선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한나라당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에 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태희 후보는 "6명의 후보가 있으나 진정으로 광주발전을 꾀할 능력있고 추진있는 후보는 이태희밖에는 없다"며 "파리에서 공부한 문화콘텐츠, 환경친화 요소를 광주시에 접목시켜 광주발전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10·26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와 김을동 상임운영위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뒤 연합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 위원의 아들 탤런트 송일국씨와 함께 9일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광주 체육공원을 찾아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기도 광주 10·26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와 김을동 상임운영위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뒤 연합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 위원의 아들 탤런트 송일국씨와 함께 9일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광주 체육공원을 찾아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연예인도 잡아라] 당 지도부는 물론, 탤런트 최명길·송일국 출동

각 후보들은 가능한 인적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막판 3일 동안 김한길 의원과 김 의원의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를 상주시킬 계획이고,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지금까지 3차례 방문한데 이어 21·23·25일에도 정 후보 지원에 나선다. 박 대표의 위력을 최대의 무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한화갑 대표와 김혜경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홍사덕 후보는 김을동씨의 아들 탤런트 송일국씨가 마지막 3일동안 상주하면서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진섭 후보가 주택법상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는 아파트 견본주택(모델하우스)를 선거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광주시청 건축과 관계자에 따르면 "정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견본주택으로 신고된 것으로 건축법상 사무실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며 "이에 대해 시정지시를 내렸고, 아행하지 않을 경우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언론 등에서 이미 문제가 제기된 이 사안에 대해 정 후보측은 "다른 재선거에서도 모 후보가 견본주택을 선거사무실로 쓴 적이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시정지시에 대해 이야기들은 적이 없고, 지시가 내려져도 10일 안에 이행하면 된다고 들었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후보들도 이 곳을 쓰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공천 초기에 일었던 정 후보 출생지 논란은 선관위가 '혐의없음'으로 자체종결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광주시 선관위 지도계 관계자는 20일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는 많이 제출됐으나, 허위라는 자료는 '말이 달라졌다'는 주장 정도였다"며 "별 혐의가 없어 자체종결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 문제는 선관위 신고로 인해 알려졌으나 신고도 취하됐다.

"승객들, 정진섭·홍사덕 얘기 많이 하더라"
경기광주 개인택시 기사 6명의 선거예측 토론

20일 저녁 8시쯤.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 구 터미널 앞에서 차를 대고 잠시 쉬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들을 만났다. 이들은 3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 연령대다.

- 손님들이 선거에 대해 얘기를 하나. 하면 어느 후보 얘기를 하나.
A씨(40대) "말이 거의 없다. 큰 관심들이 있나…. 홍사덕 말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홍사덕은 계속 떨어질 거다. 여기는 원래 한나라당이 세다."
B씨(40대) "나는 정진섭, 홍사덕 얘기를 많이 들었다. 홍사덕이 공천 떨어졌으면 그만이지 왜 나왔냐는 거다."
A씨 "홍사덕이 안 나왔으면, 이번 선거는 그냥 끝나는 건데. 하나마나다."

C씨(50대 초반) "기자양반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선거 얘기 말고 자동차 보험료 인상한다는데 그거 말도 안 된다는 기사나 좀 써달라. 영업이 안 돼 죽겠는데 무슨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거야."

D씨(30대 후반) "나는 홍사덕 좋더라. 힘있는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나."
E씨(30대 후반) "나하고 우리 마누라도 홍사덕이다."
D씨 "한나라당은 홍사덕을 내보내지, 왜 정진섭을 내보낸 거야?"

- 시장과 국회의원이 같이 구속돼 있는 게 매우 드문 일이다. 그래도 한나라당의 지지가 높은 이유는?
B씨 "한나라당이 그렇게까지 해도, 뚜껑당(열린우리당)이 워낙 그 모양 아닌가. 대통령이 워낙 잘 하시니 뭐."

D씨 "박근혜가 계속 온다고 하더라."
E씨 "홍사덕이가 잘 나가니까, X줄이 탄 거지."
C씨 "하여튼 박근혜 오면 바글바글해. 지난해 총선때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딸 같다고, 안쓰럽다고 난리야."
B씨 "나도 지난 번에 손잡아봤잖아."

B씨 "아파트 쪽은 홍 좋아하는 사람들 많은데, 원주민들은 한나라당쪽일 거야."
E씨 "한나라당 때문에 그렇지 누가 정진섭 아나."
D씨 "정진섭 아니면 홍사덕이 될 거다."

F씨(60대 후반) "이상윤도 여기서 두 번 떨어져서 표 많을 거다. 민주당으로 호남표가 쏠리는 것 같다. 30~40대는 정진섭이 많고, 50대는 이상윤이 많을 거 같다."
C씨 "이종상이는 당만 잘 하면 괜찮을 텐데, 표가 없을 거다."
E씨 "저 축협 앞에 회사택시 쪽으로 가면 거긴 민노당이 최고다."
C씨 "이종상표 잘라서 이상윤표로 갈 거다."

E씨 "형님, 원래 뚜껑당 쪽인데 너무 심하게 말하는 거 아니야."
C씨 "야, 너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야. 내가 무슨 뚜껑당이야."

- 저 때문에 싸움나겠습니다. 그만 가겠습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경안시장의 상인 몇 분에게 후보중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관심없다, 모른다"는 대답이 많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이상윤 후보가 많이 나왔다. 그 뒤 홍사덕, 정진섭 후보, 그리고 이종상 후보가 거명됐다. 세번째 출마인 이상윤 후보가 역시 많이 알려져 있다.

시장 상인들은 "재래시장 재건축 건이 3년이나 지연되고 있다"며 "이걸 해결 해줄 힘있는 사람이 홍사덕이냐, 여당 후보 이종상이냐"고 묻기도 했다.

옷 가게를 하는 50대 아저씨는 "이 고장 출신이라고 박혁규를 뽑았는데 감옥갔다"며 "이제는 지연이고, 학연이고 간에 일 잘하는 사람 데려다 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는 한나라당이 센 게 아니라 야당이 센 것"이라며 "해공 신익희 선생 때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방앗간을 운영하는 분은 "공화당이 이장 조직으로 선거를 했는데, 아직도 그 맥이 세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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