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제 빛을 찾아가는 가을날, 예인(藝人)들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는 꿈을 꾸어볼 만도 하다. 허나 일반인들이라면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또한 예술인들. 하지만 이번 주 경주시에 가면 가을날 이런 호사스런(?)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경북 경주시 내남면에 있는 장인과 예인들의 모임인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회장 서승암)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갤러리'에 가면 말이다. 아홉 명의 장인과 예인들이 준비한 '찾아가는 갤러리'는 이름 그대로 각각의 공방을 찾아가서 그 댁 주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행사다.
이 행사는 차탁과 솟대 등을 만드는 목암공예(주인장 서승암), 막사발 등 전통 장작가마에 도자기를 굽는 구토란요(주인장 기현철), 숯과 은을 이용한 금속공예품 등을 만드는 금강공방(주인장 최상기), 다양한 목공예품을 만드는 김종대목공예(주인장 김종대), 전통 생활자기를 만드는 박달요(주인장 정성환), 현대에서부터 과거의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만드는 벽선도예(주인장 강창구), 서각, 목조각, 불교조각 등을 만드는 서림공방(주인장 정남호), 분청사기의 소박한 멋을 만들어가는 지홍공방(주인장 양경의), 생활목공예와 도자기, 받침대 등을 만드는 창운(주인장 양경권) 등 모두 아홉 명의 장인과 예인들의 집을 차례로 다니며 그들만의 손맛과 사람살이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갤러리 탐방축제다.
지난 22일(토)에 시작해 오는 29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갤러리'는 올해로 4회째를 맞고 있으며 이제는 제법 알려져 '찾아가는 갤러리 마니아'들이 생겨날 정도라고. 특히 올해는 지난 행사에 참여했던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어느 때보다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한편 찾아가는 갤러리의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역시 경주 내남면에 위치한 자우산방(재단법인 명원문화재단 산하 다도예절학교)에서 오후 5시 '심진스님과 함께 하는 보고 듣는 음악회'가 열린다.
사진작가 오경숙씨와 도예가 김의숙씨의 작품이 전시되고 가을 향기 그윽한 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 행사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10월에 열 예정이라고 한다.
자우산방은 직장인, 주부 대상 다도, 염색, 전통예절 교육과 유치부 및 초등부 대상으로 짚공예와 도자기만들기 등 현장체험학습도 실시하고 있으며 차와 선, 차와 음악, 차와 명심보감, 동다송 등 다양한 강좌도 열고 있는 등 지역의 차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곳.
경주 남산 자락에 위치한 내남면은 '찾아가는 갤러리'를 비롯해 작은 규모의 문화행사가 심심치 않게 열리고 있고 그 행사의 기반이 되고 있는 예술인들과 각종 공방 등이 모여들어 경주의 새로운 '문화클러스터'를 자연스럽게 형성해 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 홈페이지 : www. sonsaram.com
자우산방 : (054)743-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