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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25일 국회 내 '빈부격차 해소-복지확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이틀째 국회 대정부질문에 앞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이와 같이 제안하면서 "90%의 국민이 '빈부격차'야말로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천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 민주노동당은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었으나 이젠 국민을 향해 감히 이 질문조차 할 수 없게 됐다"며 "가난으로 절망적인 서민들에게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사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이어 "현재 상위소득 10%와 하위소득 10%의 소득 격차는 18배에 달한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빈곤층은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운 비참한 처지로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 대표는 "세계최고 수준의 자살률, 세계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살기 힘들고 낳아기르기조차 힘든 서민의 고통을 웅변하고 있다"며 "17대 국회야말로 빈부격차 해소, 복지 확대를 최고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위원회를 통해 심각한 빈부격차의 해법 마련을 위한 정확한 실태와 원인을 진단하고, 빈곤층 긴급구호를 위한 한시적 특별회계와 특별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나아가 교육 및 주택, 의료 등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재 암흑시대 넘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에 50년 걸려"

이에 앞서 천 대표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독재의 암흑시대를 넘어 원내에 진출하는데 50년이 걸렸다"며 "당당한 원내정당임에도 기득권으로 굳어진 국회 관행을 헤치고 이 자리에 서는 데 역시 (17대 국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1년 반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천 대표는 이날 연설의 의미에 대해 "비록 반쪽짜리 정당대표 연설이지만 독재와 기득권을 넘어 쟁취한 소중한 발언권"이라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노동자, 농민, 서민이 토해내는 고통과 절망을 증언하고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우리 정치에 전달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서민이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1500만 노동자 중 820만 비정규직 노동자 ▲등골이 휘는 부채와 대책없는 수입개방으로 집단 파산 위기에 와 있는 350만 농민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350만 신용불량자 ▲841만 세대에 이르는 무주택 가구 ▲간신히 숨줄을 이어가는 138만명의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263만명의 차상위계층 등이 '절박한 서민'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천 대표는 "서민 하나하나의 삶을 구체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민생"이라며 "서민에 뿌리내리지 못한 민생정책, 서민정책으로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지금 우리 정치에서 서민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단언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내놓은 정책은 서민 없는 서민정책... 재벌공화국 더 이상은 안된다"

또한 천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국민연금 감소안 및 쌀시장 개방안과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감세안을 지적하며 "두 당이 진심으로 서민의 빈곤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서민이 없는 서민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또 정부와 여당을 향해 사립학교법 및 국가보안법 등 개혁과제 해결에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묵은 개혁과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재벌공화국은 더 이상 안된다"면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조속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천 대표는 "색깔론과 지역주의는 독재로 점철된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으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지역주의 타파는 17대 국회의 숙명으로 지역주의 해소의 매듭 역시 정치권이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제도개혁'을 지역주의 타파의 핵심고리라고 설명하면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과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한 '남북정당대표자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끝으로 천 대표는 다음날 치러질 10·26 재선거에서 울산 북구 민주노동당 후보자의 당선을 호소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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