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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35세대의 다섯가지 공통 경험들.
2635세대의 다섯가지 공통 경험들. ⓒ 제일기획
"아이에게 들여야 할 돈, 노력, 정성을 나에게 쓰고 싶어요. 아이 낳은 걸 봐도 하나도 안 부러워요. 혼자 즐기고 싶지 자녀에게 희생하고 싶지 않아요."(미혼여성)

"저는 6시 땡 하면 집으로 가서 애랑 같이 놀아줘요. 아이들 교육에 관심도 많고, 애들과 같이 놀고, 책 읽고, 놀이터 가고 꼭 그렇게 해요."(기혼남성)

"가장 싸게 살수 있는 길을 찾죠. 절대 비싸게는 못 사요. 배송비용까지도 챙겨보죠. 포인트 적립은 꼭 챙겨요."(기혼남성)


26세에서 35세 사이의 남여에게 자신의 가치관이나 가족관, 소비성향 등을 물었더니 나온 대답들이다.

2635세대. 이들은 70년대에 태어났다. 대부분은 80년대 경제적 풍요로움 속에서 컸고, 머리와 교복 자율화를 경험했다. 87년 6·29 선언으로 '민주화'의 자유도 만끽했다. 대학 졸업과 맞물려 외환위기와 경제침체, 청년실업 등으로 방황했던 이들이다.

10년전에 이들은 '신세대', 'X세대'로 불렸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반항적이고, 제멋대로이며, 주위 눈치 안보는, 뭔가 튀는 세대라고 했다. 2005년 이들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로 따지면 24%다. 한국사회 소비와 생산의 주체로 부상한 것이다.

70년대생, 80년대 경제적 풍요, 90년대 외환위기와 경제침체 경험

이들의 가치관, 가족관, 소비문화관, 이성관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제일기획이 30일 내놓은 '우리시대의 미드필더, 2635세대'라는 이름의 보고서. 이 회사 브랜드마케팅 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달동안 26∼35세의 서울지역 거주 남녀 640명과 36∼45세 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조사와 심층 그룹 인터뷰를 실시했다.

보고서를 보면 2635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5가지 공통경험과 함께 5가지 세대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5가지 공통경험(5I)은 ▲민주화(Integration)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와 청년실업의 경험 ▲인터넷 1세대의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 ▲해외문화 개방(Internationalization)에 따른 문화경험 ▲사회인으로 자립(Independence)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같은 경험을 지닌 2635세대는 또 5가지 세대적 공통된 특성(5I)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쓰고 있다. 특성 다섯가지는 ▲자기중심적(Individualized) ▲진보적(Innovative) ▲현실주의적(Into the reality) ▲유행추구(Inclined to fashion) ▲개방적(Intercultural)이다.

'우리'보단 '나', 싱글족, 돈에 민감

ⓒ 제일기획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635세대는 우선 '우리'보다 '나'가 우선이다. 이들은 자기만의 개성, 표현을 중시한다. 이 같은 자기중심적 성향은 가족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기존 386세대와 비교할 때,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주중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학생으로 두가지 역할을 하는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도 2635세대 가운데 많다고 보고서는 썼다.

싱글족이 가장 많은 것도 특징이다. 과거처럼 결혼 전 단계로서 '싱글'이 아니라, 독신 자체를 즐기는 '싱글'에, 특히 여성이 긍정적이다. 또 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동거에도 기존 세대보다 너그럽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서도 기존 세대보다 지지성향이 뚜렷했고, 기존 가부장적 가족관에 대해서도 도전하는 이들이다.

또 IMF와 경제침체를 경험한 세대답게 '돈'에 민감하다.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도 외모보다는 경제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택 기준으로 성격이 63.4%를 차지했고, 돈·경제력(13.3%)이 뒤를 이었다. 이어 외모·키(10.8%), 직업(5.9%), 학력·학벌(4.7%) 등 순이다. 또 돈의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실속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를 하고 있다.

유행과 인터넷에 생활 의존...전통과 혁신의 다리 잇는 '미드필더'

ⓒ 제일기획
2635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다.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다. 또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기존 세대보다 뚜렷하다.

이 밖에 이들 세대는 다양한 문화에 개방적이고, 인터넷 1세대로 정보화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 역시 매우 높다. 배낭족 1세대인 2635세대는 해외여행자의 30%가 배낭여행, 20%는 해외 연수 경험이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게임과 쇼핑을 즐겨한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신문은 종이보다 인터넷으로 즐겨본다(45.5%)고 답했고, 인터넷 정보에 의존한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제일기획 이세진 박사(브랜드 마케팅 연구소)는 "2635세대는 더 이상 과거의 X세대가 아니다"면서 "이제 우리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며, 전통과 혁신의 다리를 잇는, 축구로 따지면 '미드필더'다"고 강조했다.

X세대, 문화향후 1세대, 마니아 1세대, 배낭여행 1세대, 인터넷 1세대 등 그동안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던 한국사회 2635세대의 현주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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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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