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에 대형 할인점 입점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할인점 예정부지가 삼국시대 토성(土城)으로 추정되는 화순읍 남산 고성(古城)의 바깥성(外城)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할인점 예정부지가 도로를 끼고 남산 줄기와 이어지는 데다 수백여m에 이르는 구간이 주변 평지보다 5~10m 높이로 균일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산이 삼국시대 토성이라면 바깥성에 해당하는 곳이 할인점 부지 주변이며, 이 바깥성은 신 터미널과 보건소를 경계로 화순읍 삼천리 재래시장 인근을 감싸면서 이 안에 있는 마을이 성 안에 해당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언덕 곳곳에 산죽이 자라고 있는데 이는 토성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심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남산 시굴 예정지와 농업기술센터 언덕, 성안마을을 감싸고 있는 언덕이 이어지는 곳에도 산죽이 있어 이곳을 따라 바깥성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화순군은 남산 일대가 토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따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조만간 시굴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남산 시굴조사 때 성안마을을 감싸고 있는 바깥성으로 추정되는 할인점 부지도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깥성이 훼손된 뒤에는 성곽의 전체적인 윤곽의 규명이 어려울 뿐더러 성곽의 복원 등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남산이 토성으로 드러나면 유적보존과 복원 등을 통해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할인점 예정 부지를 남산공원 시굴조사 때 전문가에 조사를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밀집지역인 도시에 성곽이 있는 것은 드문 일로 이를 복원해 보존하면 관광명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교육장으로서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있는 낙안읍성은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대표적인 사례. 화순군도 남산이 성곽으로 밝혀지면 화순읍 시장주변을 매입해 낙안읍성처럼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남산은 자연구릉을 이용, 부분적으로 돌을 쌓은 토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릉은 동·북·서 세 방향을 감싸고 성안마을로 불리는 남쪽으로만 열려 있다. 공원으로 조성된 서쪽을 깎아내 급경사를 만들어 부분적으로 돌을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성곽의 전체 윤곽은 남산 정상부에 있는 화순군민회관(북) ~ 화순읍사무소(서) ~ 보건소(남) ~ 신터미널(동) 부지를 경계로 화순읍 삼천리 마을을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성안을 드나들기 위해서는 성의 출입구가 있어야 하는데 보건소 주변과 신 터미널 부지가 성의 출입구였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할인점 예정부지는 이들 경계지점의 일부에 해당하는 바깥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화순에 할인점 입점을 추진 중인 B업체 관계자는 "화순군에 건축허가신청 접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관계기관에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개발면적 3만㎡ 이상은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 단, 관계 전문가가 개발면적이 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유적출토 가능성 등의 이유로 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표조사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최연종 기자는 남도뉴스 기자입니다. 이 글은 남도뉴스에도 실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