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유명한 저술가이자 의사인 폴 투르니에는 그의 책 <강자와 약자>를 통해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강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과 약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강자와 약자로 분류해 설명합니다. 그는 여러 가지 관찰을 통해 강자와 약자는 모두 두려움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 특히 자기 자신까지도 두려워함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강자와 약자 둘 다 내면적인 불안정감을 느끼며, 둘 다 격려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 두려움을 숨기고, 또 어떤 이는 그 두려움을 시인할 뿐이라고 합니다.
삶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가오는 두려움과 내면적인 불안감은 자신감이라는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충만한 자신감을 가지고 다녀온 해외여행은 앞날에 큰 유익을 줍니다. 아래는 몇 가지 여행경험을 통해 두려움과 내면의 불안감을 이겨낸 이야기입니다.
스페인, 프랑스 국경의 안도라 공화국(Principality of Andorra)은 평균 2000m이상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스키, 목축업의 도시입니다. 이곳을 유럽여행 전 어느 여행 잡지 귀퉁이 면에서 발견하여 실제로 유럽여행 때 찾아갔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안도라로 가는 버스를 타고 6시간이 넘게 험산준령을 넘어 힘들게 도착했습니다. 1278년 칼 대제 때부터 도시가 존재하여서 그런지 안도라로 가는 길 중간 중간에는 때가 묻고 오래된 가옥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1985년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위트니스>에서 아미시(Amish)들이 사는 마을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오랜 시간 안도라에 있진 못했지만, 사진 한 장만을 들고 그 험한 길을 찾아간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스위스 융프라우, 그 곳에 해발 2600m의 산 정상에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해발 2000m까지 간 뒤 600m를 눈썰매를 등에 지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무려 2시간 반에 걸쳐 고속주행으로 산을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도중 이곳저곳 부딪히기도 하고, 사람이 사는 인가에 들어가기도 하고, 과수원과 목장을 통과하며 위험한 상황을 많이 맞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상에 무사히 도착한 뒤 느낄 수 있었던 그 시원함과 행복한 느낌은 영원히 지울 수 없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을 타보면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악기 연주가들, 그들을 만날 때면 한번쯤 나도 한국의 전통악기를 들고 와서 연주해 보고 싶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대학에서 타악을 복수전공으로 배운 적은 있지만, 그것을 여행지에서 현실화시키는 데에는 무엇보다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밤거리로 유명한 태국의 파타야에서도 혼자 저녁에 돌아다니기에는 무엇보다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상해에서 중국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흥정할 때도 바로 배짱이라는 이름의 자신감이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글을 정리하면 자신감만큼 개별여행을 떠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감은 여행자가 현지에서 얼마만큼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느냐를 좌우합니다. 자신감은 적극적인 자세입니다. 관광지에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을 제공합니다.
2. '자신감'의 긍정적인 측면
해외여행을 떠나보면 언제나 두 부류의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자신감'을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과 '자신감'이 없이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현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봅니다. 긍정적인 눈이란 마음속 깊이 그것을 받아들이려는 자세입니다. 어떤 돌발 상황을 만나더라도 침착하게 상황을 헤쳐 나가려는 자세입니다.
이태리 밀라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반나절 간의 밀라노 관광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뒤 밀라노 외곽에 위치한 호텔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손님들 모두 지쳐있었기에 호텔에 빨리 도착해 침대에 몸을 맡기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밀라노 지리에 어두운 이태리 남부의 운전기사는 한참을 헤매다 다른 방향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길 잃은 어린양이 이럴 때 적합한 단어일까요? 운전기사는 다시금 밀라노 시내로 방향을 잡아 버스를 운전했고, 호텔에 새벽 두 시가 넘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글이 자신감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인솔자인 저는 밀라노에서 위와 같은 경험을 두 번 했습니다. 밀라노 지리를 전혀 모르는 운전기사가 이태리 남부에서 버스를 운전해 올라오고, 또한 밀라노에는 현대식 호텔이 대부분 시 외곽 한적한 지역에 위치하므로 똑같은 밀라노 여행이라도 전과 다른 호텔에 숙소를 마련했다면 위와 같은 상황은 똑같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살펴볼 문제는 두 번의 똑같은 경험을 통해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반응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처음 위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의 손님들은 무진장 화를 내셨답니다. "아니, 한국에서 비싼 돈 내서왔는데, 여행사에서 어떻게 이렇게 대우할 수 있나? 손님을 차 안에서 재워? 이건 말도 안 돼. 다른 여행사를 이용했어야 하는데. 다시는 이곳을 이용하지 않겠다"등의 밤을 새어가며 이어지는 불평으로 손님들은 더욱 초췌해져 갔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같은 경험을 했을 때, 우리 손님들은 화를 내며 이것저것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밤늦게까지 운전하며 신경이 곤두서있는 운전기사를 위로해 주며 "운전기사 양반, 많이 힘들지? 쉬엄쉬엄 운전해"라고 이태리 운전기사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어를 말씀하시며 한바탕을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솔자인 제가 준비해간 이태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며, 담소를 나누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은 한국에서 귀중한 시간과 많은 돈을 들여 온 그 휴가시간을 정말 즐기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자신감은 어떤 현상에 대한 강하고 거친 반응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밀라노에서 겪은 위의 두 가지 경우에 비춰볼 때 강하고 거친 반응만이 진정한 의미의 자신감을 가진 행동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도리어 밀라노에 보여줬던 두 번째 손님의 행동이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에서의 자신감은 바로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이며,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그 일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글을 정리하면 자신감만큼 개별여행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감은 여행자가 현지에서 얼마만큼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느냐를 좌우합니다. 자신감은 열린 자세이며, 그것을 한 단계 뛰어넘어 진취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여행을 떠나 관광지에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배움의 도구로 승화시킬 수 있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분이 있다면, 먼저 자신감을 가져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평생을 통해 기억에 남을 가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개별여행 4편]으로 자신감에 대해 공부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