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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수첩 > 취재진이 고 노충국씨의 군내 진료기록부의 조작의혹과 관련, 필적감정 분석결과를 보고 있다.

MBC 시사프로그램 < PD수첩 >이 제대 보름만에 위암으로 사망한 고 노충국씨 사건을 계기로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전면으로 파헤친다.

< PD수첩 >은 8일 밤 11시5분 '병든 병사, 제대할 때까지 참아라'(기획 : 최승호, 연출 : 박상환·전성관) 편을 통해 군 의료시스템의 실상 및 오진과 불성실한 의료행위로 피해를 당한 사례 등을 추적했다.

특히 고 노충국씨 진료기록부 조작과 관련, < PD수첩 >은 국군광주병원 군의관 이모 대위가 노씨 아버지 노춘석씨에게 무서워서 내시경 소견서 부분을 가필했다고 고백한 육성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 대위는 지난 3일 노춘석씨와 노씨 여동생 현숙씨를 만난 자리에서 "노충국씨가 위암말기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무서워 '위암의증'이라는 진단을 나중에 써넣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 PD수첩 >은 진료기록 조작행위가 군의관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직적인 기록조작이 없었다는 국방부 발표를 그대로 믿기에는 그동안의 국방부 태도가 너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 PD수첩 >은 국방부의 주먹구구식 대책을 점검해보고 상부에 의한 조직적 조작 가능성은 없는지 따져본다.

한편 < PD수첩 >은 끊이지 않는 군 의료사고의 원인으로 군의관 개인 자질만 문제삼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군의관들의 증언을 통해 현재 군 의료서비스 수준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군의관이 하루에 봐야 하는 환자는 100여명. 사단급 이하 의무대에는 피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전방부대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외래진료 날이면 몸이 아픈 군인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아침도 거르고 출발해야 하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뛰어서 줄서는 진풍경을 연출한다는 것.

짧은 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의 수도 한정돼 있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부대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군의관들은 전했다. 심지어 후송차량에 태울 수 있는 인원이 8명으로 제한돼 있어 군의관들은 어떤 환자부터 태워야 할지 매순간 갈등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 PD수첩 >은 이어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알려진 고 노충국씨를 비롯 군 병원 오진으로 투병 중인 박상현, 오주현, 김웅민씨 외에 국가유공자 등록 등 보훈처리 과정 등에서 군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군 복무 중 군 병원에서 급성타종성 탈수증 치료약을 처방받았으나 뇌종양으로 죽은 아들의 보훈처리를 위해 2년간 싸워오고 있는 이시영씨도 그중 한 명이다. 고 이송현씨는 2002년 2월 발병해 같은 해 4월 1일 군병원에 입원했고, 5월 5일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6월 19일이 돼서야 수술을 받았다. 이유는 군의 규정 때문이다.

고 이송현씨는 현재 고인이 됐고, 군에서 공상으로 의병제대했지만 보훈심사에서 기각됐다. 이씨 아버지 이시영씨는 아들의 명예를 위해 현재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 PD수첩 >은 이밖에도 "군 의료문제와 관련, 현역병의 부모들을 만났지만 행여 복무 중인 아들이 해라도 입을까 걱정돼 끝내 신분공개를 거부했다"면서 왜 부모들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문제점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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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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