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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6일 밤 11시 20분]

13시간 검찰 조사 받고 밤 11시경 귀가


1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검찰 청사를 나선 홍석현 전 주미대사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16일 밤 11시경 검사실을 나와 청사 입구에 선 홍 전 회장은 "이학수(삼성 구조조정 본부장)씨와 대화한 도청테이프 내용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멈칫 한 뒤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홍 전 대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살짝 미소를 띄우고는 곧바로 승용차에 올랐다. 이날 오전 10시경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으로 검찰에 출두할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검찰은 홍 전 대사를 상대로 1997년 삼성그룹의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정치자금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홍 전 대사는 당시 추석 직전 전·현직 검사 7명에게 '삼성 떡값'을 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홍 전 대사가 검찰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음에 따라 참여연대로부터 함께 고발된 이건희 회장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검찰은 이 회장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삼성측에서도 신병 치료차 미국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이 당분간 귀국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는 안기부 'X파일' 수사와 관련,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도 일정 범위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법사위에 보낸 답변서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 명백한 경우라면 이에 대한 수사는 곤란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관계를 알아야 시효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사후 내용 유출과 연관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버한' 기습시위에 '오버한' <중앙> 기자

▲ (위)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자 민노당원들이 홍 전 대사의 앞을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아래) 민주노동당원이 홍 전 대사의 앞을 가로막고 계속 구호를 외치자 중앙일보 김아무개 기자가 뒤에서 목을 휘감으며 제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민주노동당 관계자 10여명이 검찰에 출석하는 홍 전 대사의 구속수사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과 홍 전 대사, 수십명의 기자들이 한데 엉키면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홍 전 대사가 승용차에서 내리자 '이건희, 홍석현을 구속수사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었고, 뒤이어 이건희 삼성 회장 얼굴의 인형 머리를 쓴 사람이 나타나 홍 전 대사의 뒤를 따랐다.

홍 전 대사의 진로가 막히자 옆에 있던 <중앙일보> 소속의 한 사진기자가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민주노동당측 관계자의 목을 뒤에서 팔로 강하게 조른 뒤 옆으로 내동댕이 치는 일이 벌어졌다.

99년 보광 탈세 사건 당시 검찰에 출두하던 당시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향해 청사 앞에 도열해 있던 <중앙일보> 기자들이 "홍 회장! 힘내세요"라고 외쳤던 일이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측 관계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홍 전 대사가 기자들을 뚫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이 관계자는 청사 안까지 따라 들어가 홍 전 대사의 팔을 붙잡고 다시 밖으로 끄집어 냈다. 홍 전 대사를 벽으로 밀어붙인 이 관계자는 홍 전 대사의 앞에서 팔을 들어올리며 '홍석현을 처벌하라'고 수차례 구호를 외쳤다.

결국 검찰 관계자들이 나서서 이들을 떼어놓은 뒤에야, 홍 전 대사는 청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들의 기습시위로 이날 생방송을 하던 일부 방송사와 기자들의 취재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당초 홍 전 대사는 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이 마련한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 출석 소감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기습시위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홍 전 대사가 들어간 뒤 민주노동당과 X파일 공대위 관계자가 검찰 청사 앞에서 플래카드를 펼쳐든 채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오히려 취재를 방해받은 기자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한 사진기자는 "1시간 전에 와서 기자들 간에 취재 룰을 정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비켜달라는 우리 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사람들의 기자회견은 취재할 수 없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에 이승헌 민주노동당 대외협력실장이 남아 있던 기자들에게 "비리주범 홍석현을 처벌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강력하게 밝히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취재를 방해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방송사 기자가 "아무리 시위 목적도 중요하지만 절차는 지켜야 할 것이 아니냐"고 쏘아붙였고, 다른 기자들도 하나 둘 자리를 떴다.

결국 민주노동당은 "취재를 방해해서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한 뒤 기자회견장을 검찰청 정문 입구로 변경했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은 "생방송이었다"며 거듭 불만을 표했다.

[2신 대체 : 16일 낮 12시50분]

"검찰에서 상세히 다 말하겠다" 한마디 남기고 검사실로 향하다


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데 '전달책'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가 조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데 '전달책'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가 조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홍석현 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가 16일 오전 10시경 서울중앙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홍 전 대사는 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데 '전달책' 역할을 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도착한 홍 전 대사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를 받았느냐", "왜 귀국을 미뤄왔느냐", "도청 테이프 내용을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내내 침묵했다. 다만 홍 전 대사는 "검찰에서 상세히 다 말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검사실로 향했다. 홍 전 대사는 다소 상기되기는 했지만 여유있는 표정을 잃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관계자 10여명이 검찰 청사 앞으로 몰려와 "홍석현을 처벌하라"고 외치며 검찰에 출석하는 홍 전 회장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고발 114일만, 1차 소환통보 받은지 47일만

홍 전 대사의 검찰 출석은 지난 7월 25일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된지 114일, 9월 30일 검찰의 1차 소환 통보를 받은지 47일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2월 22일 주미대사에 공식 취임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X파일' 내용이 보도되자 9월 23일 사임한 홍 전 대사는 참여연대 고발 이후 두차례 검찰로부터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계속 귀국을 미뤄왔다. 지난 12일 일본을 거쳐 김포공항에 도착, 9개월여만에 귀국한 홍 전 대사는 "도청사건이나 X파일 사건이 원만하게 처리가 돼서 우리 사회가 과거를 딛고 밝고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홍 전 대사가 검찰 진술에서 '상세히' 밝혀야 할 의혹은 97년 삼성그룹이 불법 대선자금을 뿌리는데 '전달책' 역할을 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삼성 정치자금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는 문제 역시 홍 전 대사가 열쇠를 쥐고 있다. 삼성의 정차자금 규모는 삼성의 처벌을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또 홍 전 대사는 99년 검찰의 보광그룹 탈세 사건 수사에서 발견된 출처불명의 뭉칫돈 30억원과 관련해 삼성의 정치자금 일부를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97년 당시 추석을 앞두고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을 통해 전ㆍ현직 검사들에게 삼성의 '떡값'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홍 전 대사가 풀어야 할 몫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홍 전 대사의 소환과 관련해 "(피고발인이라고 다 부르는 것은 아니라) 판단을 하고 부르는 것이고, (홍 전 대사는)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1신 : 16일 오전 9시42분]

홍석현 전 대사, 오늘 오전 10시 검찰 출두 예정


'삼성 X파일'을 풀 열쇠를 쥐고있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오늘(1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홍 전 대사는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조성한 거액의 자금을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전 대사를 소환해 지난 7월 세상에 알려진 안기부 도청테이프 녹취록에 담긴 내용의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홍 전 대사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1999년 보광그룹 탈세조사 당시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소환, 조사된 후 6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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