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옥중의 로버트 김씨와 종종 서신을 교환하거나 안부전화를 나누었지만 얼굴을 대하는 것은 대부분 이날이 처음이었던 회원들은 "10년만에 자유의 몸이 되신 걸 축하한다"고 인사하며 "귀국 모습을 텔레비전과 신문으로 보면서 누구보다 감격스러웠다"고 반가워했다.
로버트 김씨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들의 십시일반 모아진 정성이 없었더라면 나 자신과 가족들이 오늘날처럼 건강하게 삶을 지탱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그러나 "자유인이 되니 그동안 세금낸 것이 있어 얼마 되지는 않지만 연금이 나올 것 같고 살 집은 있으니까 우리 두 부부가 노력하면 먹고 살 수 있다"며 염려 말라는 말로 후견인회의 재정지원을 정중히 사양했다.
부인 장명희 씨도 "여러분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우리도 남을 위해 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며 "저희가 아닌 다른 어려운 가정이나 사람들을 위해 후견인회가 마음을 모은다면 우리도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성현 후견인회 회장은 "이미 선생님께서 고령이신데다 미국 사회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앞으로 후견인회 회원들을 더 증가시키고 후원금액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로버트 김씨 부부가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별도의 모임을 갖고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정신적,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후원을 해 나갈 것임을 다짐하고, 지속적인 도움을 재확인하는 등 결속을 다졌다.
조국을 위해 일하다 엄청난 희생을 치른 로버트 김씨를 돕기 위한 후견인들의 따스한 마음과 그간의 정성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한사코 사양하는 김씨 부부의 미소어린 실랑이가 슬거워 보이는 자리였다.
| | '로버트 김의 편지' 개설 3주만에 회원 1만명 돌파 | | | 고국 국민들과 진솔한 교감의 장 기대 ... 20일엔 자서전 사인회도 | | | |
| | | ▲ 로버트 김의 편지 사이트의 모습. | | 그간 자신을 성원해 준 고국의 국민들에게 매주 가슴에 담아온 이야기들을 펼쳐 놓으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로버트 김의 편지(letter from Robert Kim / www.robertkim.or.kr)'가 개설 3주만에 회원 1만명을 돌파했다.
로버트 김의 편지 운영팀은 최근 "로버트 김과 편지를 나누고 싶어 하는 회원들이 1만명을 넘어섰다"며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이 계속해서 모아지길 희망했다.
로버트 김씨는 지금까지 발송한 두 통의 편지에서 준법정신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존경받는 법과 준법정신은 일등국가의 원동력'이라는 제목으로 보낸 글에서 "준법정신과 민주주의 사회는 동전의 양면 같아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며 "법이 아무리 엄하다 할지라도 그 법의 존재를 감지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제대로 된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편지에서는 "올바른 인격과 인성이 기본이 되어야 학벌이 더 빛이 난다"며 학벌위주의 한국사회를 지적하고 "세상도, 교육도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로버트 김의 편지'에 대해 "거창하게 사업이라기보다는 국민들과 그때그때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의 국민들과 교감을 나누는 통로가 되길 기대했다.
로버트 김 후원회장으로 일했던 이웅진 씨는 "이 편지는 선생님이 고국의 청소년들과 나누는 대화의 장"이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등 여건상 자주 만날 수 없는 조국의 청소년들에게 그간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풀어놓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김씨는 20일 오후 4시 서울 강남 교보문고에서 저서 <집으로 가는 길>의 저자 사인회 및 독자와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책 출간 당시 가택연금 상태여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김씨로서는 한국의 독자들과 처음 만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듯. 이날 판매된 책 수익금은 전액 사회사업 기금으로 쓰일 계획이다. / 김범태 | | | | |